제17회 전북 전주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가운데 야외상영장인 개막식 장소가 뛰어난 접근성, 높은 집중도 등 역대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주, 봄의 영화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이 고사동에 위치한 옥토CGV주차장 내에서 4000여명의 관람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봄비가 내린 이후여서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은 자리를 지키며 레드카펫과 개막행사, 개막 상영작을 관람하는 등 여느 영화제 때보다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

이는 개막식 장소가 도시의 중심부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상영관이 밀집돼 있는 '영화의 거리'에 위치해 영화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개막식이 열렸던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영화와 관련성이 적은데다 교통이 불편했고 행사장 규모가 너무 커서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지적을 받았던 전주종합경기장의 평가와 대조를 보였다. 

특히 주변 상인들이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영화의 거리를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기 위한 차량 통제와 홍보 등에 적극 협조하면서 사람이 몰리고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의 거리 주변 상가들은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대목을 만났다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또 영화제 기간 차량 통제로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전주시가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실시한 대대적인 교통정책이 시민과 관람객을 큰 불편 없이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전주초등학교와 성암교회 등에 임시주차장을 운영해 자가 운전 시민과 관람객들의 편의를 제공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김창식(36·경기도 오산) 씨는 "독립영화를 매우 좋아해 매년 전주국제영화제를 찾고 있다"면서 "개막행사장 등 과거의 영화제 개최 장소 보다 집중도가 높아 영화제를 맘껏 즐기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영화제 개막 상영작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에 대한 칭찬도 쏟아졌다. 

개막식 전날인 2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린 비로 추운 날씨가 예상됨에 따라 관람객들에게 무릎담요 3000장을 신속히 준비해 제공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하고 황사로 인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5월 초순보다 5월 중순 이후로 영화제 개최시기를 근본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