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해학과 풍자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꼽히는 <수궁가>가 오는 12월 7일 오후 2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소리꾼 최경희의 목소리로 무대에 오른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김보라)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유파별 해설이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 시리즈의 아홉 번째 공연으로, 고수 이상호, 해설자 김정배 교수가 함께한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수궁가>는 병든 용왕을 구하기 위해 토끼의 간을 가져오라는 명을 받은 자라가 육지로 올라가 토끼를 꾀어내려 하지만, 토끼가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벗어나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동물의 세계를 빌려 인간 사회의 권력·충성·생존의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작품으로, 웃음과 비판, 슬픔과 유희가 교차하는 판소리 특유의 미학이 살아 있다.
무대에 오르는 정광수제 수궁가는 송우룡에서 유성준, 정광수, 그리고 김영자 명창으로 이어지는 동편제 계보 중 하나로, 남성적인 성음과 단단한 소리, 절제된 감정 표현이 특징이다. 단순히 익살스러운 면모만이 아니라 장단의 흐름 속에서 비애와 희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깊은 울림을 전하는 유파로 평가된다. 김정배 교수의 해설이 더해져 작품의 배경과 음악적 특징을 관객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소리를 맡은 최경희는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국악과를 졸업하고 김영자·이명희 명창에게 사사했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부수석으로 활동하며 <흥보가>와 <수궁가> 완창, 전주세계소리축제 춘향전 춘향 역, 해외 초청 공연 등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아왔다. 전주완산국악제 최우수상, 서울전통국악경연대회 문화관광부 장관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장단을 맡는 고수 이상호는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판소리장단(고법) 보유자로, 팔마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해설자 김정배 교수는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부교수로, 음악문화학과 대학원 지도교수와 K-컬처 융합인재양성사업단 부단장, 원광대 인문학연구소장을 맡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제작 김보라, 예술감독 박영준, 기획 김보연을 비롯해 조명 하경국, 음향 박소희, 홍보 조유라, 무대디자인 이혜지, 사진·영상 벨쓰리영상, 디자인 문화밀당 등 전문 제작진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입장료는 전석 1만 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와 전주티켓박스에서 가능하다. 공연 관련 문의는 063-272-7223으로 하면 된다.
우진문화재단은 “판소리 유파별 특색을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자리”라며 “동편제 정광수제 소리의 묵직한 매력을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만호 기자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