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음악교육 현장을 지켜온 소프라노 송애란이 오는 28일 오후 7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인생 첫 독창회를 연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교사이자 성악가로 걸어온 한 사람의 삶을 집약하는 시간으로 마련된다. 피아노 반주는 이지민이 맡으며, Bach Chamber Players가 특별 출연해 무대의 깊이를 더한다.

송애란 소프라노에게 음악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었다. 전북 전주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KBS 전주방송국 어린이합창단 활동을 통해 노래로 생의 위안을 얻었다. 중학교 음악 시간, 한 곡의 노래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그날의 울림은 교단과 무대를 동시에 걷는 길로 그를 이끌었다.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음악교육과 및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이탈리아 Beniamino Gigli 음악원에서 성악을 수학하며 전문 연주자로서의 토대를 닦았다. 이후 그는 중·고등학교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하며, 교육과 연주라는 두 세계를 쉼 없이 오갔다. '노래 한 곡이 인생을 바꾼다'는 신념은 한결같았다.

음악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임실, 김포, 부천, 무주, 진안, 전주, 익산 등지에서 15개 이상의 예술 동아리를 창단하고 지도한 그는, 전국 예능경연대회, 농악경연대회, 난타경연대회 등에서 제자들과 함께 여러 차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천시장상, 교육부장관상 등은 그가 쌓아온 교육의 결실을 증명한다.

특히 부천덕산중 재직 시절 창단한 부천오정농악으로 전국학생농악경연대회 우승을 거둔 일은 그녀에게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당시 뱃속에 있었던 장녀 수현은 성장하여 미국 11개 음악대학 대학원 과정에 모두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했고, 신시내티 음대 석사과정을 마친 후 포트워스 오페라단 영아티스트로 발탁되었다. 현재는 뉴욕 맨해튼 음대(AD 과정) 장학생으로 활동하며 오페라 주역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21년 서울오케스트라 콩쿠르에서는 전일중학교 제자 이정인과 함께 각각 중등부 1위, 일반부 1위를 수상했다. '시골 쥐들이 서울 쥐를 이겼다'는 평가가 뒤따랐고, 제자는 그 뒤 선화예고에 입학해 전체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번 독창회는 그의 음악 인생을 아우르는 총결산이자, 인생 후반을 여는 첫걸음이다. 송애란 소프라노는 "늦게 피는 꽃이기에 더욱 깊은 향기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음악을 향한 한결같은 정성과, 제자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이번 무대에 고스란히 담길 예정이다.

독창회를 준비하며 그는 기전여중·기전여고 재학 시절 성악의 길로 이끌어준 작고하신 음악 선생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학업을 지원해 주신 이진우·장인숙 교수님, 그리고 현재까지 지도해주고 있는 김혜정·전소은 교수님과 항상 지원을 아끼지 않고 도와주시는 루디박 테너와 이태영 지휘자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연로하신 친정어머니께서 아프신 몸을 이끌고 평생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자녀들을 위해 새벽기도를 하시고 항상 저를 응원하시고 격려해 주시기에 감사드리며, 이 모든 일들을 계획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며 모든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번 독창회는 박민수 법률사무소의 후원으로 열린다. 예매 및 문의는 전화(063-278-1980)으로 가능하다. 

35년간 걸어온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과 교육자의 길, 그리고 그 깊은 삶의 결이, 6월 28일 명인홀 무대 위에 조용히 울려 퍼진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