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오후 5시, 전주 문화공간이룸에서 2025년 비르투오조 시리즈의 화려한 막을 여는 첫 번째 공연, '더뉴바로크컴퍼니의 자연과 춤을'이 열린다. 이번 무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너머의 예술-이룸'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자, 전통의 깊이와 감각적인 해석이 어우러지는 고전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특별한 시간이다.

‘더뉴바로크컴퍼니’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고음악 전문 연주자들로 구성된 원전 악기 앙상블이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바로크 시대의 전통 악기와 연주법을 기반으로, 자연과 무용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원전 그대로 재현하며 17~18세기 유럽의 정취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무대는 프랑수아 쿠프랭의 클라브생 곡집 중 ‘숲의 정령들(Les sylvains)’과 ‘목가(La Pastorelle)’로 시작된다. 이어 ‘궁정의 콩세르(Concert royaux) 제2번’에서는 당시 귀족 사회의 우아한 음악적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자케 드 라 게르의 소나타, 장 페리벨의 ‘춤곡의 성격들(Les caracteres de la danse)’은 각각의 춤곡이 지닌 고유한 정서와 리듬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장 필리프 라모의 오페라 '우아한 인도의 나라들' 중 발췌곡은 꽃과 바람, 계절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정서를 음악으로 그려낸다.

이번 무대에는 트라베르소 연주자 지복현,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최현정, 하프시코디스트 최현영이 함께한다. 유럽 유수 음악원에서 수학하고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들 연주자들은 고풍스러운 음색과 정교한 해석력으로 관객을 바로크 음악의 본질로 안내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고악기 중에서도 관객들이 실물로 접하기 어려운 쳄발로(하프시코드)를 직접 무대에 들여와, 그 섬세하고 매혹적인 음향을 눈앞에서 경험할 수 있다. 피아노 이전의 건반악기인 쳄발로는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담은 악기이지만, 국내 공연에서는 접하기 드문 만큼, 악기 자체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음악 여행이 될 것이다. 관객은 귀로는 음향을, 눈으로는 시대를 느끼며 그 시대 악기의 구조와 질감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과 춤을'은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라,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감각의 산책이자, 고음악을 눈과 귀로 동시에 체험하는 오감의 무대다. 오늘날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바로크 시대의 악기, 선율, 해석이 모두 어우러지며, 관객들은 공연장을 나설 때 음악뿐 아니라 하나의 예술적 기억을 갖고 돌아가게 된다.

문화공간이룸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중앙 단위의 공공 예술 지원사업에서 기획력과 예술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는 지역 공연장으로서는 드물게 획득한 성과로, 이번 '너머의 예술-이룸' 프로젝트는 이러한 성과의 실질적 출발점이기도 하다.

'너머의 예술-이룸'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연 시리즈를 넘어 장르 간 융복합, 고악기 기반의 정통 해석, 지역 예술가와의 협업 등을 통해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공연장과 예술가가 공동으로 기획한 이 시리즈는 ‘서울 못지않은 예술 경험을 전주에서’라는 기조 아래, 지역 문화의 중심축으로서 문화공간이룸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기획이다.

한편, 2025년 비르투오조 시리즈는 이번 '자연과 춤을'을 시작으로 피아니스트 조재혁, 피아노 듀오 신박듀오, 트리오 오브, 고상지밴드, 소프라노 서선영 등 국내외 최정상의 연주자들이 무대를 이어간다. 각기 다른 주제와 음악 세계로 구성된 시리즈는 매 공연마다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자연과 춤을'은 그 문을 여는 첫 공연으로, 고전의 깊이와 예술의 생동감을 전하는 상징적인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 예매는 네이버에서 ‘비르투오조시리즈’를 검색하거나 전화(063-223-5323)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