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의 참상과 생존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목소리들'이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전주 CGV 전주고사 5관에서 관객이 여는 시사회로 상영된다.

이에 따르면 이 영화는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과 EIDF 2024 심사위원 특별 언급 및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김은순(1934년 생/ 표선면 토산리 달빛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할머니의 침묵을 추적해 가며 4·3 사건의 진실 그리고 4·3을 겪은 여성들의 처절한 기억들을 생생하고 진솔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1948년 봄, 마을의 젊은 여자들이 한꺼번에 끌려가 며칠 후 모두 사살됐다. 그때 단 한 소녀만이 살아 돌아왔다.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인 그녀는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평생 입을 열지 않았다. 누군가 물으면 대답 대신 발작을 일으켰다. 제주 4·3 당시 희생된 수많은 어린 여성들과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아남은 여성들. 70여 년, 어둠 속에 봉인됐던 목소리가 비로소 풀려 이 작품에 담겼다.

특히 여성을 통해 제주 4·3을 조명하는 첫 번째 영화를 전주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은 이 일이 제주도만의 일이 아니라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일이기에 ‘4·3기억영화제 추진위원회’가 전국 각 지역에서 극장을 열어 스스로 기억의 역사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로 마련된 것이다.

이 일환으로 추진위원회는 기존 영화 방식과 달리 배급을 극장에 의존하기보다는 관객이 직접 상영회를 열고 확산시키는 참여 형 배급 전략인 '100개의 극장 프로젝트'를 통해 이 영화의 관객 추진단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 '오마이씨네' 홈페이지(https://ohmycine.com/)에서 100석 한정으로 전주 시사회 관람권이 판매되고 있다.

한편 상영회에서는 이 영화를 연출한 지혜원 감독과 김옥영 프로듀서가 참여하고, KBS 전주방송총국 한주연 기자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해 관객과 영화 속 담긴 제주 4·3사건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나눈다.

이번 시사회를 준비한 전북환경운동연합 진경은 운영위원은 “변혁의 땅, 전주에서 제주 4·3을 기억하고, 그날의 아픔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기회를 위해 관객이 직접 만드는 상영회를 마련했다”며 “이 영화가 제주 4·3사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우리 사회에 필요한 화해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