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익산박물관(관장 최흥선)은 지난 5월 일본 오카야마이과대학 가메다 슈이치 교수의 장서 8,700여 권을 기증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가메다 교수는 일본의 역사고고학 권위자로, 특히 일본 고대문화에 보이는 백제의 영향, 소위 도래계渡來系 문화를 연구해 온 대표적인 지한파 연구자다. 그는 1970년대, 일본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충남대학교에서 수학하며 백제 기와 연구를 시작했고, 규슈대학에서 '한국과 일본의 고대 기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는 오카야마이과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며 고대 한일관계와 일본의 고대 불교사찰에 보이는 백제의 영향에 대한 훌륭한 연구성과를 쌓아왔다.

한편 가메다 교수는 뛰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충남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맺어온 한국인 연구자들과의 관계가 매우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함께 수학한 서오선 전 국립부여박물관장, 후배인 김종만 전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과장 등과의 인연으로, 퇴임 후 평생 모아온 장서를 한국의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게 됐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백제의 대표 불교사찰인 익산 미륵사지에 새롭게 들어설 국립익산박물관이 그 뜻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꼽혔다. 이에 정년을 맞이한 올해 3월, 장서 정리가 마무리돼 지난 5월, 1차로 8,700여 권이 익산에 도착했으며, 향후 수년 안에 소장한 모든 장서를 국립익산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국립익산박물관 관계자는 향후 나머지 기증장서의 운반이 마무리되는 대로 현재 건립을 추진 중인 국립익산박물관 아카이브관에서 가메다 장서를 관리·공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