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 선수(22) 코치였던 조재범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 ‘체육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의 조짐이 보인다.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등 18개 단체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성폭력을 방조하는 체육계 침묵의 카르텔을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사회 전 영역에서 미투의 광풍이 몰아칠 때 유독 스포츠 분야는 조용했다.”며 “폭행을 당해도 ‘폭행 사실을 알리면 선수생활 끝이다.’는 협박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아무도 심석희 선수를 도와주지 못하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 체육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코치와 감독, 외부 시선으로부터 차단된 폐쇄적 합숙소와 훈련장, 사고가 났을 때 묵인과 공조하는 침묵의 카르텔까지, 이런 사건이 일어나기에 최적화된 체육계 관행과 성문화가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렵게 용기를 낸 심석희 선수의 고발이 체육계 미투로 들불처럼 번져 체육계에 더 이상 이러한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뿌리 뽑아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단호한 처벌, 그리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조재범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 △독립·외부기관 주도, 민간 전문가 참여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전수조사 실시 △빙상연맹, 대한체육회 등 스포츠계 고질적 성폭력 문제 방관, 방조한 기관 책임자 사퇴 △국무총리 산하 ‘체육단체공정위원회’와 ‘스포츠윤리센터’ 설립 등 감사, 조사, 신고체계 개혁 등을 요구했다.

더불어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칭)’을 구성해 체육계 성폭력 실태조사와 정책 제안, 대중 캠페인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