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내장산관광안내소에 근무하는 영어 관광통역 안내원이 모든 소지품이 들어있는 배낭을 잃어버린 영국 관광객에게 사비를 털어 교통비를 제공한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 감동을 주고 있다.

선행의 주인공은 바로 정읍 내장산관광안내소에 근무하는 김소형 씨다.

의료관련 활동으로 잠시 서울에 머물고 있던 영국인 리암존스(Liam Jones)씨는 지난달  29일 단풍으로 유명한 명산 내장산을 찾았다.

겨울이 시작된 계절이지만 화창한 날씨 속에 산행 중이던 존스 씨는 조선왕조실록 이안 장소로 유명한 용굴암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메고 있던 배낭과 웃옷을 벗어 놓고, 잠시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했다. 내장산의 절경과 아름다움에 매혹된 나머지 배낭과 웃옷을 벗어놓았다는 사실을 잊은 채 은적암까지 올랐다가 여권, 신용카드, 지갑 등이 들어있는 배낭을 찾으러 서둘러 벗어놓은 장소로 내려갔지만, 배낭과 웃옷을 찾을 수 없었다.

휴대폰 하나 들고 마음을 애태우며 한참 주위를 돌던 존스 씨는 심신이 고달프고 맥이 풀린 상태로 하산했고, 내장산 입구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찾았다.

근무 중이던 김소형 통역안내원은 존스 씨로부터 자초지종을 다 듣고 안정시킨 후, 영국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상황 설명을 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내장치안센터 경찰관과 함께 배낭을 분실한 용굴 앞 지점까지 다시 찾아 나서기도 했다.

끝내 분실물을 찾지 못해 아무것도 없던 존스 씨에게 영국대사관이 있는 서울까지 올라가는데 필요한 교통비를 본인의 사비로 건네주고 또 점퍼까지 제공하여 무사히 서울 대사관까지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후 존스 씨는 다시 내장산관광안내소를 찾아 받은 교통비와 점퍼를 돌려주고, 고국으로 돌아가서 엽서를 보내왔다.

“한국에서 배낭과 코트를 잃어버린 것은 유쾌하지 못한 경험이었지만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당신과 동료직원 유미꼬씨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고, 거듭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엽서로 감사의 마음을 보내왔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사비를 들여 선뜻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쉽지 않은데, 연말 추운날씨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져 마음이 훈훈해 진다면, 내년 한해도 우리 주위에 이러한 미담이 넘쳐나는 따뜻한 기해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6년 4월부터 정읍시 관광안내소 통역안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소형 씨는 평소에도 관광객에게 친절하고 만족도 높은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료직원들의 애로사항을 같이 나누는 등 주위로부터 칭찬이 자자한 모범 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정읍=김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