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상영에 있어 그 어떠한 것에도 경계나 한계를 두지 않는 전주국제영화제. 올해는 영화제의 정체성인 대안독립영화에 대중성을 접목, 영화축제로서 한 단계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3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의 상영작과 행사개요를 발표했다.

이날 상영작 기자회견에는 박순종 조직위원장 권한대행, 이충직 집행위원장,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이상용 프로그래머, 장병원 프로그래머가 발표자로 참석했다.

내달 3일 개막하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6개국 246편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맞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작년에 이어 ‘영화 표현의 해방구’이다. 이는 시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분화된 취향을 수용하는 태도를 지닌 도전적인 작품을 통해 논쟁을 유발, 진정한 ‘표현의 해방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상영작의 특기할 만한 점은 단편 보다 장편영화를 대거 포진시켜 프로그램의 양·질적 향상을 꾀함은 물론 영화제를 규모화 한다. 여기에는 향후 영화의 거리에 조성될 ‘전주국제영화제 전용관’ 시대에 대비한다는 포석도 깔렸다.

개막작은 정의신 감독의 ‘야키니쿠 드래곤’이, 폐막작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개들의 섬’이 각각 선정됐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램은 올해 개막작에 대해 “야키니쿠 드래곤은 각각 기질이 다른 가족구성원의 이야기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차별적인 상황을 중심으로 떠들썩하게 전개 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작품에서 풍겨지는 ‘영화적 활기’에 주목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국제경쟁’ 부문은 멜로드라마 장르나 현실 문제에 집중한 극영화들이 두드러진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이들 영화 중 ‘상속녀’는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소개된 작품으로, 남미의 두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파격적인 감정 속에서 담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낸 작품을 상당수 소개함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유의미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쟁적인 이슈를 담아내는 ‘프론트라인’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인 에즈라 에델만 감독의 다‘O.J.:메이드 인 아메리카’다. 다큐멘터리 영화로 무려 7시간 47분의 러닝 타임을 자랑한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는 기존 3편에서 올해는 5편으로 투자 및 제작 편수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 해 ‘노무현입니다’로 얻은 결실을 또 다른 독립영화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프로젝트의 취지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제 공간운영의 경우 주요 행사 공간인 ‘전주 돔’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시설에서 발견된 미비점을 보완한다.환기시설을 확충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고, 냉·난방기를 증설하여 기온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설계TFS텐트 안의 울림 현상으로 열악했던 사운드시스템을 개선해 양질의 사운드를 구현할 예정이다.

또한 주말과 휴일에는 ‘전주 돔 상영’을 2회로 늘려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는 앞으로 다가올 20회를 준비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이 막중하다”며 “전주국제영화제가 세계적인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주 시민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오는 5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