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학교(총장 이호인)은 일본 원아시아재단(이사장 사토 요지)과 함께 ‘아시아 공동체와 디아스포라(Ⅱ)’ 시리즈 강좌를 지난 8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의 박노자(Vladimir Tikhonov) 교수가 강단에 섰다. 그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이해하는 외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저서와 각종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에 대한 애정과 날카로운 논리로 한국사회를 비판하고, 세계사적 시각에서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강의에서 박노자 교수는 일제 강점기 작가 김사량(1914~50)과 그가 남긴 일기를 소개했다. 김사량의 일기는 조선의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와 중국 공산당의 국제적 활동무대였던 중국에서의 체험담이다.   

1940년 조선 청년의 비애를 그린 작품 ‘빛 속으로’가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에 오르며 유명 작가가 된 김사량. 그는 1943년 조선으로 귀국한 뒤 일본의 군사 선전업무를 맡아 중국에 갔다가 탈출을 감행, 조선의용군 기자로 종군하다 해방이후에는 북한에서 활동했다. 

박 교수는 강의 말미에 “김사량은 해방된 중국 지역을 목격하고 ‘새로운 민주주의’라는 다소 이상화된 그림을 꿈꾸고 있으나, 진보적 지식인은 이와 같은 이상적 희망을 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현재의 상황에 좌절하지 말고, 이상적인 꿈을 꾸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갈 것”을 당부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