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상 나간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도록 달이 높이 비춰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히 담겨 있는 ‘정읍사’. 이는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이자, 한글로 기록되어 전하는 가요 중 가장 오래 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호남오페라단(이사장 김동수·단장 조장남)은 ‘정읍사’에서 모티브를 따온 창작오페라 ‘달하, 비취시오라’를 31주년 기념작으로 내달 선보인다.

‘달하, 비취시오라’는 행방을 알 수 없는 남편을 속절없이 기다리는 애절한 노랫말에 상상력을 덧입혀 각색했다. 사비성의 공주 월아와 석공 도림은 전란 중에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을 키운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정읍지역 호족 해장의 방해와 나당전쟁으로 말미암아 엇갈리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작품은 11월 3일 오후 7시와 4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8일 오후 7시 정읍사 예술회관에서 공연된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