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곧 하늘이며, 모두가 평등한 세상’ 120여 년 전에 동학농민혁명군이 꿈꾸었던 세상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다룬 창무극<천명>이 오는 12~13일 정읍황토현전적지 야외특설무대에 올려진다. 공연은 저녁 7시 45분부터 140분간.

<천명>은 동학혁명 123주년을 맞아 펼쳐지는 '제50회 황토현 동학농민혁명 기념제'의 일환이다.

공연은 전봉준이 관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처형대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에필로그까지 총 2부(각부 8장)로 구성돼 있다.

천명은 도올 김용옥 선생이 대본을, 박범훈 선생이 작곡을 담당했다. 조통달 예술감독, 왕기석 제작총감독, 류기형 연출가를 비롯해 전북도립국악원예술단·정읍시립정읍사국악단·(사)마당극패우금치 등 도내 예술인 230여 명이 참여한다.

공연 무대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관군을 대파한 황토현 전투 장면.
황토현은 동학농민군이 전주 관군을 맞아 최초로 싸운 곳으로 시뻘건 황토 흙이 온통 산을 뒤덮고 있는 황토언덕이다.

이곳에 미리 진을 치고 있던 전봉준과 동학농민군들은 전주에서 관군이 기습해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서 허수아비를 만들고 흰 천을 씌워 동학농민군 병사들인 것처럼 유인해 승리를 거뒀다.

향토연 전투는 동학농민혁명사에서 가장 큰 성과이며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
맨주먹이나 다름없는 농민군이 관군과 맞서 승리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 이는 동학농민군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왕기석 제작총감독은 “동학은 흙에서 싸웠고, 향토연은 동학농민군의 전적지”라며 이를 무대화 했다고 설명했다. 무대에는 25톤 트럭 50대 분량의 흙이 투입됐다.

그는 “1994년 국립극장에서 초연 이후,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리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동학은 전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일”이라며 “123주년을 맞아 도립국악원 예술단과 함께 판을 크게 벌여보자는데 뜻을 함께 했다”고 했다. 이어 “작품은 탄탄한 스토리와 음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면서 이런 대작이 계속해서 무대에 올려 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명'은  '2017 세계소리축제'에 초청돼 3차례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무료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63)539-6412.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