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그 곳엔 영화를 표현·감상하는 데 있어 방해가 되는 걸림돌 따윈 없다. 

정치·경제·미학적 한계 없이 거침없이 쏟아지는 영화들을 그저 자유롭게 보고 즐기며 머물다 가면 그 뿐. 이에 더해 작품에 대한 메시지를 직시하고, 그 행간도 읽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을 듯.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6일까지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다. 개막식은 전주 돔(옥토 CGV 주차장)에서 오후 6시부터. 

이번 영화제는 현 세태의 흐름을 반영, 대안독립의 정체성을 다시금 상기시키고자 ‘영화 표현의 해방구’로 슬로건을 내걸었다. 전 세계 58개국에서 초청·출품된 229편(장편 179편, 단편 5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작으로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을, 폐막작으로는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서바이벌 패밀리’를 상영한다.

영화제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로 부합하는 섹션으로, 혁신적인 주제와 대담한 표현을 그린 영화들을 소개하는 ‘프론트라인’을 신설했다. ‘유령의 도시’를 비롯해 논쟁적인 질문과 화두를 던지는 11편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마스터 프로그램의 경우 ‘스페셜 포커스’ 섹션에선 현대 한국영화사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시나리오 작가 송길한을 조명한다.  

 ‘월드 시네마스테이프 섹션: 마스터즈 단편’은 자크 리베트 감독의 ‘습작들’ 시리즈를 상영한다. 이 외에도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특별전 ‘마이클 윈터바텀: 경계를 가로지르는 영화작가’를 비롯해 ‘알렉세이 게르만 전작회고전: 유폐당한 반역의 작가’, ‘모던 이탈리아 시네마: 재생의 기운’ 등의 특별전도 열린다.

영화제가 야심작으로 선보이는 ‘전주 돔’(전주라운지 안에 지은 대형 TFS 텐트)에선 화제의 중심에 섰던 대중작을 위주로 상영한다.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매일 저녁 7시.

미셸 오슬로의 그림자 애니메이션 ‘이반 차레비치와 공주’를 비롯해 파리에서 벌어지는 하룻밤의 소동을 다룬 ‘파리의 밤이 열리면’과 또 다른 파리의 모험담인 ‘로스트 인 파리’, 그리고 기쁨을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과 조각을 남긴 모우디 루이스의 예술과 인생을 그린 ‘내 사랑’, 10대 소녀 자카의 쌍둥이 엄마 되기 프로젝트인 ‘리틀 하버’ 등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야외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지난해 9월 개봉 당시 반역적인 문제작으로 평단을 사로잡았던 ‘아수라’는 갈라 상영으로 게스트와 관객들이 만나는 즐거운 순간을 제공할 것이다.

/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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