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4월이면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는 판소리 명창들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흐르고, 이를 감상하기 위해 전주의 소문난 귀명창들이 속속 찾아든다.

 

우진문화재단은 25~29일 송순섭·김일구·박양덕·유영애·안숙선 명창의 ‘판소리다섯바탕의 멋을 선보인다.

공연은 각자의 소리뿐 아니라 유파도 달라서 다양한 바디의 소리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박양덕 명창(고수 김봉영·유기영)은 유성준-박초월-박양덕으로 맥이 이어지는 미산 박초월제 ‘수궁가’를 들려준다. 동편제로 분류되는 판소리 수궁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가장 우화적이며 풍자·해학적이다. 왕과 신하간의 ‘忠’을 소재로 한 내용으로 재담과 남성적이 사설이 돋보인다. 

26일 김일구 명창(고수 조용안)은 송흥록 명창으로부터 시작, 송광록-송우룡-송만갑-박봉술로 이어지는 이른바 동편제 송판 ‘적벽가’를 부른다. 이는 현재 가장 폭넓게 전창되는 바디로 이날 공연에는 적벽가 중 군사설움부터 장승타령 대목까지를 선보인다. 이 대목은 ‘적벽가의 눈’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긴박하고 박진감 있는 적벽가의 진수를 담고 있다. 

27일 송순섭(고수 박근영) 명창이 들려 줄 ‘흥보가’는 동편제 송만갑 바디가 가장 활발히 전승되고 있다. 특히 흥보가 밥먹는 대목이라든지 놀보 박통 속에서 놀이패가 나와 잡가를 부르는 대목 등은 재담 소리라 하여 여자들이 소리하기를 꺼려 현재 그 부분을 부르는 명창이 별로 없는데 송순섭의 흥보가는 그런 대목들을 잘 이어오고 있다. 

28일 안숙선(고수 김청만)의 김소희제 ‘춘향가’의 특징은 어느 유파보다 춘향가의 비극적 상황이 두드러지고 대미의 해소가 극적이다. 정정렬 바디를 계승한 김소희는 정정렬제에는 없는 ‘쑥대머리’를 첨가했다. 이는 명창의 더늠을 계승하면서 춘향의 비극적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29일 유영애(고수 조용복) 명창의 ‘심청가’는 강산제로서 조선 고종 때 박유전이 창시했다. 박유전 자신이 서편제의 수령이었던 만큼 서편제를 그 바탕으로, 지나치게 애절한 면은 지양하고 동편제의 웅건함과 중고제의 분명함을 적절하게 배합했다.

공연은 전석 만원으로 25~28일 오후 7시, 29일 오후 5시 열린다.

문의 272-7223.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