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면 작가는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사물이나 현상의 이면을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변신’에 골몰한다.

그는 30년 이상의 작품 활동으로 매너리즘에 빠졌을 법도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여념이 없다.

강 작가는 “예술가는 변해도 죽고 안 변해도 죽는다”며 “예술가의 행위는 그 시대의 산물이고 대변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변신에 대한 그의 관점은 기존질서에 대한 반항·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현상의 철학은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극복하고 리드하기 위해서는 기존질서에 대한 부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 작품이 역사원년 시리즈부터 온고지신, 현기증시리즈, 지금의 응고까지 끝임 없이 변화한 것은 현대인들에게 문화의 다양성과 풍부한 상상력을 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번 응고시리즈는 작가가 오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진보와 보수, 갑과 을, 촛불과 태극기 등의 관계를 작가의 관점에서 불합리로 응고된 현상의 교차점을 찾기 위한 전시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3m50cm에 달하는 형형색색 덩어리의 조형작품과 2m44cm의 흑백의 평면작품을 대비시키고 있다.

응어리진 마음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색다른 재료를 택했다. 철골과 망으로 뼈대를 잡은 구조물의 겉면에 손으로 접착제를 덧칠해 완성한 작품은 현대인의 응고된 감정을 드러낸다.

전시는 4월 15일까지 문화공간 예술의 기쁨(서울시 용산구 효창원로 70길 35)에서 열린다.이곳은 김남조 시인과 고 김세중 조각가가 살던 집을 개조해 만든 조각전문 전시장이다. 

문의 02-717-5129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