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29일 국악원 예음헌에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손 이석(사단법인 황실문화재단 총재)을 초대해 국악콘서트 다담을 연다.

이날 공연에선 우리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황손 이석의 삶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궁중 음악과 춤을 통해 왕실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고종 황제의 손자이자 독립운동에 적극 가담했던 의친왕의 열한 번째 아들인 이석은 의친왕 서거 후, 궁에서 쫓겨나고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월남전에 참전해 부상을 당했다. 이후 가수로 데뷔해 '비둘기 집' 음반을 발표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1979년 혼란한 정국 속에서 신군부에 의해 미국으로 쫓기듯 건너가 불법 체류하며 또 다시 생활고를 겪었다.

그는 1789년 이방자 여사와 덕혜 옹주의 장례식 참석차 잠시 고국에 들렀다가 ‘내 조국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는 결심에 영구 귀국했다. 현재는 전주한옥마을 승광재에 머물며 강연을 통해 황실의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바로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황손 이석의 이야기와 함께 할 연주자로는 소리아트센터 대표이자 한범수류 대금산조 보존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신용문 명인과 국악원 국악연주단이 출연한다.

무대에서 들려줄 ‘청성곡’과 ‘상령산’은 대나무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처럼 정갈하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곡으로 정악 대금의 정수를 담고 있다. 또 양금과 병주로 선보이는 ‘천년만세’는 봄날 솟아오르는 새싹처럼 상큼함을 전한다.

이와 함께 국악원 국악연주단의 무대로는 정재(궁중무용) ‘춘앵전’과 ‘궁중검무’를 선보인다. 춘앵전은 음악과 춤에 관심이 깊었던 효명세자가 어머니의 생신 잔치를 위해 봄날에 꾀꼬리가 버드나무 사이를 노니는 모습을 보고 만든 것으로 우아한 춤사위가 특징이며, 궁중 검무는 여성이 추는 춤이지만 역동적이고 활달한 춤사위를 펼친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예약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namwon.gugak.go.kr에서 하면 된다.
문의 063)620-2328.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