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정산가격이 우선지급금보다 낮아져 환수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선지급금은 정부가 농가로부터 공공비축미 또는 시장격리곡을 매입할 때 수확기 농가 경영안정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지급하는 대금으로 통상 8월 산지가격의 90% 수준으로 지급해 왔다.
다만 지난해 8월 산지쌀값이 낮아 예외적으로 산지쌀값의 93%수준으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수확기 쌀값이 재고 부담, 미질 저하 등의 이유로 전년보다 15%가량 낮게 책정됨에 따라 우선지급금을 환수하는 초유가 사태가 발생됐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10-12월간 수확기 산지 쌀값 평균을 기준으로 공공비축미곡 및 시장격리곡의 매입가격을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매입가격은 1등급 기준 44,140/40kg으로서, 수확기 산지쌀값(129,807원/80kg)을 벼 가격으로 환산한 것이며 등급별로 차등 비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우선지급금과 매입확정가격 간의 차액은 전액 환수될 계획이며, 1등급 기준 860원/40kg에 해당한다.
농가별 환수금액이 확정된 후 환수금액이 고지서로 발행되면 농가별로 지역농협에 환수금을 반납하고 지역농협은 농협중앙회에 월별 환수금액을 반환하게 된다.
한편 농림부는 올해 공공비축미 시도별 물량배정 시 우선지급금 환수율을 반영하고 미환수 농가에 대해서는 환수시까지 공공비축미 물량 배정이 불가하도록 매입요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쌀값 하락으로 인해 농가들이 모두 어려운 시기에 우선지급금 환수 계획을 전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농가들의 우선지급금 환수에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농 전북도연맹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선지급금 환수를 즉각 철폐하가"고 촉구했다.
도연맹은 "농식품부는 지난 10월 공공비축미 36만톤, 시장격리곡 29만9000만톤을 매입하며 벼 40kg당 4만5000원씩 우선지급금을 지급했다"며 "농식품부는 벼 40kg당 초과 지급된 860원씩을 환수해 우선지급금 총 197억여원을 농가로부터 환수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쌀값 대폭락으로 인해 농가소득이 20%나 감소된 마당에 우선지급금을 환수하겠다는 것은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 죽이는 꼴"이라며 "환수금 미납 농가에는 제재를 가하고 시군별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고 이는 쌀값 보장을 위해 저항하는 농민들을 핍박하려는 정부 의도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전북도연맹은 "농식품부는 무지막지하고 얼토당토 않는 살농정책으로 농민을 계속 압박한다면 농민항쟁 도화선을 만들어주는 것임을 잊지말라"며 "전북 농민들은 쌀값 폭락과 정부의 수탈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우선지급금 환수 거부 투쟁 등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달 28일 기준 전북 공공비축미 및 시장격리 매입물량은 12만5,131톤이다./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