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명화에서나 봤을 법한‘가스등’을 한옥마을 아트홀에서 연극으로 만날 수 있다.
가스등은 영국 작가 패트릭 해밀턴의 명작을 1943년 잉그리트 버그만, 찰스 보이어, 조셉 코튼 출연의 흑백영화로 제작해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던 작품으로 ‘가스등 효과(상대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종하는 현상)’라는 심리학 용어의 탄생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작품은 남편이 하는 말을 믿으며 자기 자신을 의심하는 부인의 모습을 통해 부부, 연인 등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숨겨진 역학관계를 드러내고 있는 심리스릴러로 촘촘하고 치밀한 계략으로 전개된다. 가끔씩 정신을 잃고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여주인공은 어머니가 정신병으로 사망한 병력을 물려받았을까 봐 두려움에 떤다. 이런 아내를 남편은 이해하며 보살펴 주지만 아내의 상태는 더욱 심해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도 반기지 않는 불청객이 찾아와 이 부부의 위태로운 평화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한옥마을 아트홀의 대표이자 연출 김영오씨는 “오래된 흑백 화면 속에서도 빛나던 잉그리트 버그만의 연기를 보고 배우로서·연출로서 꼭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길정도로 탐나던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치밀한 구성을 보다 돋보이게 하는 각색을 통해 연극 본연의 매력을 한껏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단독 여주인공 역할을 맡게 된 배우 진시라(24)씨는 “역할을 소화하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부족함을 느낀다”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고 변화하는 주인공의 케릭터가 저 자신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며 “관객분들께도 깊은 울림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은 27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7시30분, 토요일 3시, 7시, 일요일 3시에 공연된다. 문의는 063)282-1033.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