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와중에도 은행카드는 물론 전업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금리를 26%대 고금리를 책정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NH농협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를 여전히 법정 최고 수준(27.9%)과 거의 격차가 없는 27%대로 유지하고 있다.
13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업을 영위하는 19개 금융사(시중.지방은행 11개, 전업카드사 8개)의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 평균은 25.97%로 집계됐다. 법정 최고 금리와 불과 약 2%포인트 차다.
19개사 중 11개사의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가 평균치보다 높았다. SC제일은행과 전북은행 등 3개사는 평균치에 걸친 25.9%로 설정했다. 14개 금융사가 최고 금리를 평균치 이상으로 책정했다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의 최고 금리는 27.4%다. 씨티은행의 최고 금리도 27.3%로 농협은행과 마찬가지인 27%대를 나타냈다.
전업 카드사 중에서는 하나카드의 금리가 가장 높았다. 하나카드의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는 26.9%다. 이어 KB국민카드(26.5%)과 현대카드(26.5%), 롯데카드(26.49%)와 우리카드(26.5%) 등도 26%대를 보였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금리로 자금 조달비용이 떨어지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여전히 고금리 대출 정책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배만 불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대비 카드대출 수익 비율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카드사는 지난 2분기 차입금 이자와 사채 이자로 사용한 돈은 4052억원이었다. 이 돈을 현금서비스와 장기카드대출(카드론)에 활용해 얻은 이익은 1조798억원에 이른다.
조달비용 대비 카드 대출 순수익 비율이 166.47%로 집계돼 지난해 2분기(125.96%)보다 수익률이 40.51%포인트 올라갔다.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들의 대출 수익률 증가폭은 더 커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 당국과 소비자들은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카드사는 지난 3월 이후 대출 금리 조정에 인색하다. 3월은 법정 최고 금리가 34.9%에서 27.9%로 떨어져, 금융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를 내렸던 시기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신한금융지주 계열 제주은행 등은 지난 3월 이후 단 한 번도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카드사에서는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금리가 3월 이후 요지부동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간의 경쟁 심화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불거진 수익성 악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대출 금리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안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