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요?. 말도 마세요. 설마 했는데 당분간 걱정입니다”

“장사요?. 말도 마세요. 설마 했는데 당분간 걱정입니다”
28일 전북도청 인근 한 일식집 주인장의 하소연이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이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고급 음식점들의 경직된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10여개의 방 중 거의 대부분이 텅텅 비었고 종업원들 조차 이직을 걱정해야 될 판이었다.
해당 음식점 업주는 “점심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저녁 장사가 문제다”면서 “일식이라는 음식점 특성상 가격이 좀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김영란법으로 누가 가게를 찾겠느냐”고 울상이었다.
실제로 해당 가게는 평소 4~5건 저녁 예약률을 보였지만 이날은 한건도 없었다.
고급 음식점과 달리 일반 식당에서는 각자 계산하는 소위 ‘더치페이’ 모습도 목격됐다.
테이블마다 서로 음식값을 거두거나 일행이지만 각자 계산대에 서서 음식값 지불을 위해 줄을 서는 풍경이 낯설 정도다.
그러나 식당가의 혼란은 도청 등 공공기관 인근을 중심으로 벌어졌을 뿐 외곽 식당은 별반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공직 사회에서도 김영란법은 민감했다.
적용 범위가 모호, 혹시나 실수할까봐 불안감과 함께 조심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도청 공무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걸 깜박하고 저녁 약속잡았다가 문제 소지가 생길까봐 취소했다”며 “공무원들이 만나는 사람들 거의가 직무가 연관돼 있는데 아예 만나지 말아야 될 판”이라고 말했다 .
다른 공무원은 역시 “직장내 동료 대부분이 조심하는 분위기다. 약속을 잡아도 법에 저촉되는지 확인을 지속적으로 해야만 싶다”면서 “투명한 사회를 가지위한 첫 단추라고 생각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소 완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영란법 첫 날 음식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취지에 공감하면서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사업하는 사람들 치고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며 이들 중 거의가 음식점을 운영한다”며 “법 규제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별 부담할 것이고 그럼 아무래도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서민들을 위해서라도 부작용 등을 따져 보는 것도 낫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신광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