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둔화가 주변국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0.5%포인트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성장 둔화가 주요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 경제는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990년 4.1%에서 2015년에는 17.2%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990~2010년 사이 평균 10%가 넘던 경제성장률은 올해 6.8%, 내년에는 6.3%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2014년 기준 중국의 세계 총수입 비중은 10.3%다. 

중국 수입의 특징은 미국과 유럽 보다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인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5.4%이며 그 외 필리핀(13.0%), 말레이시아(12.1%), 태국(11.0%), 인도네시아(10.0%) 등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이기도 한 중국은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을 야기하고 있고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원자재 수출국 경기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실제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주요국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VAR 모형(Vector Autoregressive Model·벡터자기회귀모형)을 구성해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대중국 노출도가 높은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다. 

특히 한국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분석 대상에 포함된 9개국 중 상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싱가포르는 같은 조건 하에서 경제성장률이 0.7%포인트 하락해 가장 타격이 심한 국가로 나타났고 인도네시아(0.6%포인트), 독일, 러시아(이상 0.3%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낮은 일본과 미국은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경제에 의존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흥시장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 중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중동 국가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아직까지 성장 여력이 있는 중국 내수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며 "중간재 위주인 대중 무역을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에 맞춰 소비재 및 자본재 등 최종재 위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