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20대 총선을 20일 앞두고 야권의 심장부인 전북 지역 대진표가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도내 10개 선거구에서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예고하며 진검승부를 위한 서막을 준비하고 있다. 

더민주당 현역의원은 이춘석·김윤덕·김성주·김춘진 등 4명이 국민의당은 더민주당에서 넘어온 김관영·유성엽 현역의원 2명이 공격 선봉장을 맡고 있다.

현역 수로는 더민주당이 앞서고 있지만 전·현직 등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힐 경우 국민의당 중량감도 만만찮다.

전 장관과 국회의원, 부지사 부의장, 기초단체장 등이 2명의 선봉장 뒤를 탄탄히 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각 당 최종 후보자들은 전북에서 자신들은 물론 당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첫 승기를 거머쥐기 위해 필사의 다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주갑을병 선거구는 전북 정치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며 현 의원과 전 시장이 맞붙는 익산갑, 돌려막기 공천 진앙지인 익산을, 현역의원이 탈락한 임실순창남원, 완무진장 2곳 등 7개 선거구는 이번 20대 총선의 최대 격전지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본보는 대한민국 야권 분열의 한 중심에 서 있는 이들 격전지를 세 차례에 나눠 분석해본다. 

▲전주완산갑

전북 정치에서 전주 3개선거구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다.

향후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지방선거에서 파급되는 영향력이 국내 정치 야권의 중심으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전북정치의 1번지로 불리는 완산갑은 현역인 더민주 김윤덕 예비후보에 맞서 전 도의회 의장인 국민의당 김광수 예비후보, 전 도지사인 무소속 유종근 예비후보, 전 행정부지사인 새누리당 전희재 예비후보가 금배지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우선 더민주당 김윤덕 후보는 중앙당이 일찌감치 단수 후보로 확정해 본선을 위한 대표주자로 내세울 만큼 도내 정치인 가운데 조직력이 안정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운동권 출신으로 친노·친문이면서 김완주 전 지사와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김 전 지사의 측근 중 한명이다. 

이에 맞서는 전 도의장인 국민의당 김광수 후보는 김윤덕 후보와 전북대 운동권 선후배 사이. 그렇다 보니 상대를 잘 알고 있는데다 총선을 위해 일찍부터 지역구를 다지는 선거운동으로 두 후보 간 선거 중후반으로 갈수록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전희재 전 행정부지사가 전주-완주 통합을 공약으로 총선에 나섰다.

무소속 후보들 도전도 관심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고문과 전 전북도지사 경험을 바탕으로 출사표를 던진 유종근 전 지사와 언론인 출신인 이범석 예비후보도 얼굴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주완산을

전주 완산을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 간 혈투도 흥밋거리지만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가져올 ‘파란’에 도민과 정치권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2008년 촛불정국으로 농림부 장관직을 벗어던진 정 후보는 2010년 6.2지방선거 도지사후보로 나선 후 20% 가까운 지지율로 국내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이후 LH유치 실패로 7일간 함거로 도민에 석고대죄해 신선한 충격을 줬으며 익산왕국축산단지 환경오염 해소에도 앞장 서는 등 10여년 가까이 지속되는 지역친화 노력에 지역민의 마음이 동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에서는 전북 최초의 의원을 배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완산을을 꼽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최형재 후보가 이상직 현역의원을 경선에서 쓰러뜨리며 본선으로 올라와 장세환 전 의원과의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최 후보는 이상직 의원 등의 더민주당 내 조직력 흡수와 장 전 의원의 지명도를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승패 갈림길로 분석되고 있다. 

무소속 성치두 후보 역시 거대 정당 후보들에 밀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지역 표심을 훑고 있다.

 

▲전주병

양 당 입장에서 전주병은 반드시 승리해야 할 지역이다.  

전주 선거구 3곳 중 2곳을 가져오느냐 1곳에 머무느냐, 혹은 전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포석이 전주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솥밥을 먹었던 현역 김성주 의원과 거물의 귀환으로 불리는 정동영 전 장관의 승부가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을 정도다.

김 후보에게 전주병은 재선가도 수성과 더민주당 사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할 지역구인 반면 정 후보 입장에서는 전북정치 부활의 기치를 내걸고 자신의 정치 운명을 건 곳이 바로 전주병이다.

정 후보는 지난 선거운동에서 보듯 어느 정도 자신이 유리할 정도에 올라왔다고 판단될 경우 갑과을 선거구를 넘나들며 국민의당 후보 당선시키기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주병은 물론 갑과을 선거구에서 국민의당 후보자가 많이 당선될수록 자신의 목소리를 당내에서 키울 수 있는데다 이를 토대로 더욱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정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더민주당 김윤덕-최형재-김성주의 3각 편대가 정동영-김광수-장세환 측의 공격에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도 관전포인트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