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수협이 지난 설을 맞이해 명절 선물세트를 일부 수산인에게 돌린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자본잠식 상태인 수협의 방만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일 제보자에 A씨는 “지난 설 명절에 군산수협에서 현 조합장을 지지한 수산인에게 선물세트를 전달했다”며 “전달된 선물 세트 포장 박스에는 ‘군산시수산업협동조합’명의와 함께 ‘이 선물은 수협의 비용으로 드리는 것입니다’고 새겨진 라벨이 부착됐다”고 전했다. 이렇게 배달 된 선물 세트는 전·현직대의원을 비롯해 어촌계원 수백명에 전달됐고, 이 가운데는 어업과 관련되지 않은 외부 사람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군산수협은 158억원에 달하는 미처리 결손금을 정리하지 못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조합원이 탈퇴 할 경우 가입비(최대 1,000만원) 반환 및 출자금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도 수협측은 선물비용과 관련, 올해 사업계획에 따라 3,600만원의 사업비를 책정해 집행했으며, 사업비 내에서 규정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사용된 비용과 명단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꺼려 되레 의혹을 증폭 시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마다 적자 운영으로 허덕이고 있는 수협이 명절선물 명목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수년째 자기자본잠식을 걷고 있는 군산수협의 방만 경영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협조합원 박모씨(남·53)는 “부실에서 벗어나지 못해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수협의 선물 잔치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떠안고 있다”며 “조합원 3,999명 가운데 선물을 전달받은 사람은 대부분 지난 조합장 선거 당시 현 조합장을 지지한 사람들로?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군산수협 관계자는 “선물제공은 명절 때 관례적으로 보낸 것으로 금액은 3만원 이하였다”며 “올해년도 사업비로 책정한 금액한도 내에서 사용했으며 감사에도 지적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군산=문정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