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은 셀렘만으로 맞이할 수 있는 달이 아니다. 

여전히 남아 있는 학교 ‘촌지’와 ‘불법찬조금’ 등의 악습이 새학기를 맞이하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억누르기 때문이다. 

올해 전주시 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최모씨(33)씨도 새학기가 시작하는 3월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새 학기가 되면 새로운 담임선생님도 만나야 하고 학교 돌아가는 것도 알아야 할 것 같아 학교를 찾지만 촌지와 찬조금 등의 문제 때문에 고민스럽다. 

최씨는 “아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운영위원을 맡을 계획이다. 아이를 둔 선후배 얘기를 들으면 운영위원을 하면 1년에 최소한 몇백만원은 깨진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요즘은 교육청 감사 때문에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안 받는다고는 하는데 정말 안 받는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북은 지난 2012년 기준 3년 동안 7건이 발생, 서울(50건) 등에 이어 전국에서 6번째로 높게 나타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도 했다. 

당시 지역별로는 서울(50건), 경기(46건), 부산(19건), 강원(12건), 충남(8건), 전북(7건) 등으로 불법찬조금, 촌지 민원이 접수됐었다. 

반면에 전북의 경우, 견책 5명(3명 소청(불문 경고), 정직 3개월(소청 기각) 1명, 정직 1개월 1명, 감봉 3개월 1명 등 대부분이 솜방망이 징계에 그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촌지와 불법 찬조금 등 학교 현장의 뿌리 깊은 폐습이 근절되지 않는 한 개학 때마다 학부모들이 느끼는 부담도 여전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에 도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부모로부터 일정액을 모금하는 등 불법 찬조금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불법찬조금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학부모 모금 ▲학교회계에 편입하지 않은 임의적 운영 ▲학생 간식비, 학교행사 지원, 교직원 선물 명목의 모금 등이다. 

도 교육청은 불법찬조금을 비롯해 현금과 상품권 등을 받는 촌지 및 금품수수 행위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 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발전기금 등 수익자 부담 경비는 반드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집행내역은 학부모와 교원등에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불법 찬조금 신고센터로 신고해달라”고 전했다.

/고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