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오색딱따구리 한 쌍이 새끼를 키워내는 전체 과정을 낱낱이 지켜보면서 한 아버지의 아들인 동시에 한 아들의 아버지인 나는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부모 새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어린 새들에게 다 주고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되돌아오는 것이 없었음에도 때로는 자신의 생명을 버려야 하는 위협 앞에서 조차 전혀 머뭇거리지 않는 것도 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미 유전자에 짜여있는 본능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사람 하나 없는 숲에서 몇 달을 새와 둥지를 바라본 이가 있다. 

바로 ‘딱따구리 아빠’로 유명한 서남대 김성호 교수다.

김성호 교수는 20일 한옥마을 공간봄에서 펼쳐지는 제156회 수요포럼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주제로 강연을 갖는다.

그가 자연을 보는 방식은 색다르다. 어린아이처럼 호기심 많고 천진하면서도 동시에 끈질기고 분석적이다. 새가 둥지를 틀고 어린 새들을 키워내는 번식일정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인내로 세세히 기록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교수가 큰오색딱따구리를 지켜보면서 쓴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부터 ‘까막딱따구리 숲’, ‘나의 생명 수업’, ‘관찰한다는 것’ 등의 저서들에서는 자연에 대한 김성호 교수만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김 교수가 전하는 큰오색딱따구리의 생태에 관한 이야기부터 자연의 경이로움, 그 안에 깃든 사랑이야기 모두를 만나볼 수 있다.

김성호 교수는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연세대 생물학과와 동대학원 식물생리학을 졸업했다.

김 교수는 어렸을때부터 많은 시간을 시골 외가에 머물렀던 덕분에 자연스레 다양한 생물을 접했다.

이에 따라 1991년 지리산과 섬진강이 지척에 있는 서남대학교 생명과학과에서 강의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들이 품고 있는 생물체에 시선을 두게됐다.

현재 의과대학에서 강의하며 '섬진강변 자연생태공원조성 기본계획', '영산강 상류 생태계정밀조사'를 비롯한 수많은 생태계 관련 과업을 수행하면서 우리 땅의 생명을 아름답게 지키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강연료는 1만원(자료집 및 음료포함)이며 신청은 마당(273-4823)으로 하면 된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