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운전을 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도로 중앙분리대 위에 심어둔 나무 사이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다.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부터 집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무단횡단을 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자라왔다.

 하지만 길 위의 안전불감증인 ‘무단횡단’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고질병이다. 

무단횡단으로 단속을 하다보면 시민들의 반응 또한 영 좋지 않다.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왜 단속을 하냐고 따져 묻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무단횡단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보행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무단횡단이 보행자 사망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금 건너려는 도로에는 차가 없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무단횡단을 할 것이다. 보행자 사고의 원인은 운전자의 안전운전 불이행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보행자의 잘못된 무단횡단 의식과 교통법규 미준수가 사고를 초래하는 주된 원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미 일상화 되어버린 잘못된 습관들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잘못된 무단횡단 습관을 바로잡고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과 자발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보행자들은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 무단횡단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교통법규 준수를 생활화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며 운전자들 역시 신호준수와 안전운전을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선진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감각한 안전의식이 아닌 감각적이고 선진화된 의식수준을 갖춰야만 한다. 이것이 좋은 교통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익산경찰서 중앙지구대 경사 김명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