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에서 예정됐던 각종 공연과 문화 행사가 메르스 확산 여파로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단체의 공연연기·취소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인한 공연대관취소의 경우 ‘천재지변 기타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사용이 정지된 때: 전액 반환’이라는 공연장 대관규정에 따라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됐지만 메르스는 정부가 국가적 재난을 선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북도 문화정책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지자체 주관 행사만을 취소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의 인원이 모이는 민간단체 공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응책이 없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는 민간 대관 행사의 경우 취소시 대관수수료 없이 환불 조치키로 결정했다. 

민간단체 공연관계자는 “많은 인원이 모이는 공연장에 관객들을 오라고, 오지 말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지자체의 보조 없이 적은 금액으로 치르는 공연인데 메르스때문에 위약금을 물어야한다니 참 씁쓸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국고 보조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사업은 연기·취소됐다. 기대를 모으고 있던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제48회 정기공연 ‘천둥소리’는 9월로 연기됐다.

도립국악원 관계자는 “이번주가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의 고비라는 여러 매체의 보도, 대규모 관람객의 실내공연이라는 정기공연의 특성으로 부득이 공연을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북관광브랜드공연 뮤지컬 ‘춘향’과 새만금상설공연 ‘아리울 스토리’,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한옥스캔들’, 도청에서 펼쳐지는 야외상설공연 ‘우리가락 우리마당’,  임실의 ‘웰컴투 중벵이골-춤추는 상회’, 고창 ‘도리화 귀경가세’ 등이 2주간 휴연에 들어간다. 남원의 ‘광한루 연가-열녀 춘향’은 한 달 동안 휴연에 들어간다.

전주시 또한 20~21일 덕진공원에서 진행예정이었던 지역대표축제인 ‘전주단오’ 취소를 결정했으며 시립예술단은 10일 교향악단 젊은 예술가음악회, 16일 합창단 121회 정기연주회 ‘포레 레퀴엠’, 18일 국악단 ‘청소년협연의밤20’공연을 취소·연기했다. 25일 예정된 교향악단 206회 정기연주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은 이번주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간단체인 ‘마당’은 막대한 피해를 감안하고 11~13일 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예정됐던 제24회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허튼가락 경계를 허물다’공연을 잠정 연기했으며 예술기획연구소 별의별 역시 6월에 예정됐던 건축가 시리즈 강연을 8월로 연기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