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의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2차전 상대인 중국 산둥 루넝이 경기전 옐로카드 수준의 태클을 걸어와 최강희 감독을 분노하게 했다.

3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산둥성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ACL 조별리그 E조 2차전 원정에 나선 전북은 지난 1일 오후 몸을 풀기 위해 상대팀이 제공한 운동장을 찾았으나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루넝이 제공한 연습경기장은 군데 군데 파이고 맨땅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연습하기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

최강희 감독은 이에 분노해 선수단을 철수토록 하고 강하게 항의했다. 최 감독은 훈련장 잔디 상태를 확인한 뒤 “이건 창피한 수준이다”면서“이런 팀이 ACL에 출전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크게 실망했다.

훈련 취소를 결정한 최 감독은“이런 운동장을 주고 어떻게 훈련을 하라는 거냐”면서“여기서 훈련하면 선수들 발목이 다 돌아가서 다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구단 관계자들은“동네 축구장 수준의 경기장을 상대팀 연습구장으로 제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중국의 비신사적 행위에 혀를 내둘렀다.

통상 원정팀은 경기 이틀전 현지에 도착해 몸을 푼다. 경기전날에는 경기가 열리는 홈 스타디움서 연습을 하지만 이틀전에는 공식 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보조구장을 활용하지 못할 경우 홈 팀은 원정팀을 위해 대체 구장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산둥 지난은 원정팀을 위해 경기장을 제공하기는 커녕 텃세를 부렸다.

전북이 보조경기장 상태가 좋지 않아 주경기장인 올림픽 스타디움을 개방하라고 요청했으나“그라운드 보호를 위해 안된다”고 통보해왔다.

전북은 지난달 초 지난시를 방문, 선수단 숙소와 경기장·훈련 시설 등을 점검했다. 하지만 당시 훈련장으로 활용할 지난 올림픽센터 보조구장의 그라운드는 덮개로 덮여 있었다. 날씨가 추워 잔디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었다. 결국 논두렁이나 다름없는 그라운드를 감추기 위해서였다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전북구단 관계자는“이번 사태는 대회의 격을 떨어뜨리는 중대한 문제다”면서“아시아축구연맹과 산둥 구단에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는 물론 산둥 구단의 징계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북현대 공동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