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우리 전통발효식품에서 유래한 토착 유산균을 식품 원료로 공식 등재해 K-발효식품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농촌진흥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와 함께 김치와 장류 등 전통발효식품에서 분리한 유산균 2종을 식품원료목록에 등재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상 균주는 루코노스톡 락티스(Leuconostoc lactis)와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Pediococcus inopinatus)다.
양 기관은 올해 관계부처, 연구기관,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전통발효식품 미생물 산·학·관 협의체’를 통해 해당 유산균의 식용 근거와 안전성, 국내외 연구 및 관리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두 균주는 오랜 기간 국민이 전통발효식품을 통해 섭취해온 점과 함께 병원성, 독소 생성, 항생제 내성 여부 등에서 식품 원료로 사용하기에 안전한 수준임이 확인됐다. 또한 국제낙농연맹(IDF), 유럽식품안전청(EFSA) 등 국제 공인기관에서도 식품 원료로 인정받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
루코노스톡 락티스는 김치뿐 아니라 메주, 된장, 고추장, 간장 등에 널리 분포하는 유산균으로, 발효 과정에서 젖산과 함께 초산, 이산화탄소 등을 생성해 발효식품 특유의 풍미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는 김치와 가재미식해 등에 분포하며, 특히 숙성된 묵은지에서 우세하게 나타나 깊은 맛을 좌우하는 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유산균은 향후 전통발효식품은 물론 치즈, 버터, 맥주, 와인 등 다양한 발효식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토착 미생물 자원으로, 산업적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진청과 식약처는 이번 식품원료 확대가 K-전통발효식품 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도 협력을 통해 다양한 전통 미생물 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내용을 담은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안은 지난 12월 23일 행정예고됐으며, 관련 정보는 식약처 누리집과 농촌진흥청의 발효미생물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명철 농촌진흥청 식품자원개발부장은 “전통발효식품에서 유래한 토착 미생물이 식품 원료로 등재되는 것은 K-발효식품의 품질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식약처와 협력해 안전성과 기능성 근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상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