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소비자들의 경제 인식이 전반적으로는 낙관적인 수준을 유지했으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중심으로 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2025년 12월 전북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4로 전월(112.3)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 평균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낙관적임을 의미하는데, 전북은 10월 이후 석 달 연속 110선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하락해, 전북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전국과 전북 모두 소비 심리는 여전히 긍정적인 수준이지만, 최근 경기 흐름에 대한 경계 심리가 반영되며 전반적인 지수는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소비자동향지수를 종합해 산출된다. 이 가운데 12월 전북지역에서는 경기 관련 지표 하락이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101에서 94로 7포인트 하락하며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110에서 105로 떨어져, 앞으로의 경기 흐름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체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 인식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 재정 상황과 관련해서는 일부 지표가 소폭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95에서 94로 낮아졌고, 가계수입전망 지수 역시 101에서 100으로 떨어졌다. 다만 생활형편전망 지수는 100으로 전월과 동일해, 향후 개인 가계 여건에 대한 기대는 유지됐다.

소비지출전망 지수도 112로 변동이 없었다. 세부 지출 항목별로는 여행비와 교육비, 주거비 지출 전망이 소폭 상승한 반면, 내구재와 의류비, 교양·오락·문화비 지출 전망은 하락해 소비 패턴의 선별적 위축이 나타났다.

고용과 금융 여건에 대한 인식은 엇갈렸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100에서 96으로 하락해 고용 여건에 대한 기대가 다소 낮아졌으나,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92에서 98로 상승해 향후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응답이 늘었다.

가계 저축과 부채 관련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현재가계저축 지수는 93에서 96으로, 가계저축전망 지수는 95에서 98로 각각 상승했다. 현재가계부채 지수도 100에서 103으로 높아졌으나, 가계부채전망 지수는 102에서 100으로 하락해 향후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물가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수준전망 지수는 142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으며, 주택가격전망 지수도 123에서 126으로 올라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확대됐다. 임금수준전망 지수는 123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관계자는 “12월 조사에서는 경기 판단과 전망 지표가 하락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장기 평균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경기 흐름과 고용, 물가 여건 변화가 소비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전북지역 6개 시 지역 4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 중 374가구가 응답했다. /오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