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익산시장이 12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자치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정 시장 지지자 70여 명이 자리해 정 시장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정 시장은 마이크 앞에 서자마자 “잃어버린 5년을 끝내고 전북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며 굳은 목소리로 출마의 변을 밝혔다.
정 시장은 먼저 지난 5년여의 시간을 “전북 정체의 시기”로 규정했다.
그는 “전북의 시간이 너무 오래 멈춰 있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처럼 쌓였는데 정치가 책임을 지지 않고 서로에게 떠넘기는 동안, 도민의 삶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도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실력 있는 도정이 필요하다. 익산에서 검증된 행정 역량으로 전북의 변혁을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증명’은 익산에서의 10년이다. 정 시장은 익산 최초 3선 익산시장이 되었고, 취임 초부터 도시 악취·불법매립 등 고질 문제 해결에 매달렸고, 난제로 평가받던 민간 특례 공원 사업도 정상 궤도에 올렸다.
최근 익산의 청년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선 사실도 그는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전북 어디에서도 하기 어려웠던 변화를 익산에서는 현실로 만들었다”며 “행정 경험과 추진력이 뒷받침된다면 전북도 마찬가지로 변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시장은 국가식품클러스터,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 그리고 농생명.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3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익산을 첨단산업의 중심도시이자 미래를 선도하는 산업도시로 탈바꿈시켰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의 중심 메시지는 ‘전북 대전환’이었다. 정 시장은 전북이 더 이상 주변부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 가지 변혁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전북의 문제는 전북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전주·완주 통합, 인공태양 사업, 새만금 현안 등은 국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저와 오랜 인연을 가진 분이자 정치적 롤모델”이라며 “올해 안에 대통령과 함께 전북의 미래를 논하는 타운홀 미팅이 절실한 타이밍이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새만금 전략의 전면 수정이다. 그는 “더 이상 대기업 유치만을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대신 AI 기반 중소·스타트업 기업을 대규모로 끌어들이는 ‘새만금 AI 플러스터’ 조성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새만금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전력 기반을 갖춘 땅”이라며 “AI 산업 생태계를 국가 주도로 육성해 전북의 성장축을 다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세 번째는 이름뿐인 특별자치도가 아닌 ‘실질적 권한을 지닌 전북형 특별자치도’ 구축이다.
정 시장은 “특별자치도가 도민 삶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제도의 실패”라고 지적하며 “특별법을 다시 만들어 전북이 독자적 전략 산업과 규제혁신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구체적인 도정 청사진도 내놓았다. 도민 참여도정 실현, 14개 시·군 균형성장 체계 정립, 복지 지역경제 통합모델 구축, 전북특별자치도 권한 강화, 새만금 개발의 국가주도 재정립을 포함한 ‘5대 도정 비전’이 그것이다.
기자회견 후반부에서 정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다시 언급하며 “전북의 성공은 곧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 함께 싸워온 경험이 있다. 검증된 위기 대응 능력과 일관된 원칙, 도민을 향한 책임을 바탕으로 전북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주·완주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관점에서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끝으로 “전북은 실패를 반복할 시간이 없다. 준비된 도지사, 일할 줄 아는 도지사가 필요한 때”라며 “저 정헌율이 전북의 물길을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정헌율 시장은 1958년 익산출생으로 전주고와 전북대를 졸업한 후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한 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민선 8기부터 10기까지 익산시장으로 재임하며 익산 발전에 헌신했다.
기자회견장은 정 시장의 도지사 공약 등에 대한 세밀한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등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져 주목받았다. /이만호 기자, 익산=이재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