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북 경제가 제조업 부진과 고용 감소, 수출 둔화 등 전반적으로 약화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와 설비투자 지표가 반등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주력 산업의 생산 감소가 지역 경기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발표한 ‘10월 전북지역 경제동향’에 따르면 도내 제조업 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11.8% 감소하면서 9월의 증가세(11.7%)와는 대조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자동차(-33.7%), 화학제품(-13.3%), 식료품(-6.3%) 등 주요 업종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출하도 6.0% 감소한 반면 재고는 15.0% 늘어나 재고율이 156.6%에 이르는 등 수요와 생산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소비는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대형소매점 판매가 5.6%, 대형마트 판매가 10.2% 증가하며 전월의 급락(-16.6%)에서 반등했다. 그러나 승용차 신규등록은 15.0% 감소해 내구재 소비는 부진이 이어졌다.
건설경기는 혼조양상을 보였다. 건축착공면적은 전년 동월 대비 42.1% 감소했고 특히 주거용 착공은 87.2% 급감했다. 반면 건축허가면적은 42.5% 증가했으며, 미분양 주택은 2,369호로 다소 줄었으나 준공 후 미분양은 1,521호로 늘어나 주택시장 부담은 여전했다.
설비투자 지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기계류 수입액이 18.9% 증가한 57.4백만 달러를 기록했고, 제조업 설비투자 BSI도 93에서 95로 상승해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북의 수출은 4.9억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0.3% 감소했다. 동제품(+55.5%)과 자동차(+25.7%)는 증가했지만 건설광산기계(-70.6%), 합성수지(-7.2%) 등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수입은 10.6%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0.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고용시장도 둔화됐다. 10월 취업자는 100.1만 명으로 전년 대비 1천 명 감소했다. 농림어업(-1.7만 명), 도소매·음식숙박업(-0.9만 명), 제조업(-0.6만 명)은 감소한 반면 전기·운수·통신·금융(+1.5만 명), 사업·공공서비스(+1.0만 명) 등은 증가했다. 고용률은 64.7%로 0.1%포인트 하락했고 실업률은 1.4%로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도 확대됐다. 11월 전북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으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각각 6.3%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생활물가는 3.3% 상승해 체감 물가 부담 역시 커졌다.
전문가들은 제조업과 수출 부진이 지역 경기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지적한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자동차·화학 등 주력 산업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회복 흐름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설비투자 개선과 소비 회복이 이어질지가 향후 경기 흐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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