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회 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11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추진 중인 LNG 발전소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반도체 국가산단을 새만금으로 분산 배치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특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K-반도체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밝힌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메시지는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부 지역으로 산업 입지를 넓혀야 한다는 의미이자, 지역 균형발전을 중시한 국정 철학의 표현”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특위는 정부가 용인 산단에 추진 중인 LNG 발전소 계획이 이미 여러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주민 수용성 부족, 대규모 탄소배출, 국제 환경규제 충돌 위험 등이 있어 추진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용인에 계획된 LNG 발전소 3기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977만 톤으로, 삼성전자 전 세계 공장의 배출량(946만 톤)을 웃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위는 “이는 국가 탄소중립 전략과 정면으로 충돌할 뿐 아니라, EU 탄소 규제로 인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도 떨어뜨리는 위험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또한 용인 산단의 재생에너지 자체 조달 능력이 매우 부족해 대부분의 전력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장거리 송전선로 건설비만 73조 원에 달하고, 송전 경로 곳곳에서 주민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특위는 반면 새만금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고, 서남권 해상풍력까지 포함하면 총 7G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해 반도체 산업의 초기 전력 수요를 넉넉히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새만금은 간척지 기반이라 주민 반대가 거의 없고, 최소한의 송전선로만으로도 전력 공급이 가능해 경제성·실행 가능성 모두에서 용인 산단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전북이 반도체 기업의 인재 수요를 충족할 역량을 갖춘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특위는 전북대학교 반도체기술학과가 1990년대부터 반도체 소재·공정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를 진행해 왔고,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전문 인력을 꾸준히 배출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위는 “반도체 국가산단의 성공은 부지나 전력 문제뿐 아니라 인재 수급이 좌우한다”며 “전북은 이미 검증된 인재 배출 시스템을 갖춘 만큼, 새만금 분산 배치는 국가전략 차원에서도 합리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특위는 새만금 분산 배치를 통해 최소 3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절감 효과와 수십조 원의 송전선로 건설비 절약, 연간 977만 톤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용인과 새만금을 함께 개발하면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행과 국가 균형발전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특위는 정부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LNG 발전소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가산단을 새만금으로 분산 배치할 것과, 내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용인 산단의 전력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편성하고, 송전선로 계획도 전면 수정하라고 촉구했다.
전북도의회는 “균형발전과 지속 가능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위해 새만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