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이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핵융합(인공태양)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우선협상지역 선정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현행법상 토지 소유권 이전 충족, 16년간 꿈의 에너지 품어온 새만금이 왜 탈락인가”라고 규정하며, 우선협상지역 선정의 취소와 기준 적용 과정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안호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한병도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박희승·이성윤 의원 등이 참석했다.
도와 전북 정치권은 과기부가 지난 24일 우선협상지역으로 전남 나주를 발표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실망을 표했다. 특히 공고문이 명시한 핵심 요건을 새만금만 충족했음에도 배제된 것은 “명백한 부당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과기부 공고문에는 “소요부지는 지자체에서 무상양여 등의 방식으로 토지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며 “부지가 기본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평가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기돼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해당 기준에 맞춰 현행법 내에서 연구시설 완공 즉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새만금 부지는 50년 임대·50년 갱신 구조였으나, 공고문 소유권 이전 우선 검토 조항에 따라 출연금 지원 방식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수정했다.
반면 우선협상지역으로 선정된 나주 후보지는 국가산단 토지가 14%에 불과하고, 나머지 86%가 절대농지·준보전산지·묘지 등 개인 소유 지장물로 구성돼 있다. 전북도는 이 같은 구조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무상양여나 소유권 이전 보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나주 측이 ‘특별법 제정’을 통한 무상양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 역할을 지자체가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내세운 것”이라며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나주가 부지 평가에서 ‘매우 우수’ 판정을 받은 점에 대해 심사 과정의 공정성·투명성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윤준병 도당위원장은 “현행법상 충족이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놓고, 정작 그 조건을 실제로 충족한 새만금은 탈락했다”며 “처음부터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기획이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북도와 군산시의 핵융합 연구시설 유치 노력은 2009년 국가핵융합연구소(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와의 MOU 체결로 시작됐다. 이후 16년간 기반을 축적했고, 과기부 장관이 참여한 새만금위원회 의결을 통해 관련 부지가 새만금 기본계획(MP)에 공식 반영되기도 했다.
김관영 지사는 “16년 전 MOU는 지자체와 국가기관 간의 약속이자 신뢰의 근간”이라며 “한국연구재단에 부지 선정 우선권과 관련해 공식 확인을 요청했다. 필요하다면 행정적·법적 수단을 포함해 모든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공고문에 명시된 평가 항목과 기준이 실제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적용됐는지 명확한 해명을 과기부에 요구했다. 지역별 기본 요건 평가와 점수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공고 내용과 평가 기준에 반하는 부당한 우선협상지역 선정은 즉각 백지화돼야 한다”며 “새만금에 정당한 우선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김관영 지사는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에너지 주권과 자립이라는 국가 전략이 실현될 가장 확실한 플랫폼”이라며 “전북은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새만금이 미래 과학기술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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