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역을 관통하는 초고압 송전탑 건설 계획과 관련해 전북지역 야 6당 전북도당이 20일 오전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전력공급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번 기자 회견에는 기본소득당(농어촌기본소득특별위원장 김철호)·녹색당(공동운영위원장 김상윤)·사회민주당(전북도당 위원장 박형규)·정의당(전북도당 위원장 오현숙)·조국혁신당(전북도당 위원장 정도상)·진보당(전북도당 위원장 전권희) 등 6개 진보정당 전북도당 관계자와 송전탑 반대대책위 회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야 6당은 “전북이 또다시 수도권 산업의 전력공급을 위한 희생지로 전락하고 있다”며 “전북 주민의 생존권과 지역 생태계를 파괴하는 초고압 송전망 사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10월 정부가 발표한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계획을 언급하며 “3,855km, 99개 구간에 달하는 대규모 송전·변전 시설이 전국에 추진되는데, 그 핵심 피해 지대가 전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고창·부안·정읍·완주·임실·진안·장수·남원·무주 등이 345kV 초고압 송전선 경로로 지정돼 주민 갈등이 이미 표출되고 있다.
기본소득당 김철호 농어촌기본소득특별위원장은 “전북 주민 의견은 무시된 채 수도권 중심 전력 체계만 강화되는 구조”라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녹색당 김상현 공동운영위원장은 “초대형 산단 전력수요를 지방 생태환경 파괴로 충당하는 방식은 개발독재의 잔재”라며 “지역이 주도하는 탈핵·재생 에너지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민주당 전북도당 박형규 위원장은 “용인 반도체 산단은 대기업 이익을 위해 지방을 에너지 식민지로 만드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전력의 공적 소유와 민주적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전북도당 오현숙 위원장은 “장거리 송전망은 노동자 안전과 기후정의를 외면한 정책”이라며 “지역 분산형 에너지 자립체계와 지역 RE100 산업단지를 촉구 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전북도당 정도상 위원장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부재 문제를 지적하며 “재생에너지 기반을 제대로 구축했다면 송전탑 없이도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었다”며 “분산형 RE100 산업단지 체계로의 전환이 에너지 정의와 균형성장을 위한 해법이다”고 했다.
진보당 전북도당 전권희 위원장은 “지역은 전기를 생산하고 혜택은 수도권과 대기업이 독점하는 약탈적 구조를 언제까지 용납해야 하느냐”며 “지역주민과 농민이 주도하는 에너지 정책으로의 전면적 전환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야 6당은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의 송전망 계획을 “윤석열 정부의 개발독재 방식 그대로를 답습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입지선정 위원회는 주민 참여가 배제된 채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형식적 설명회만 반복되고 있다”며 “국가정책은 주민 동의 위에 세워져야 한다. 절차 없는 송전망 계획은 국가정책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전북은 다시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며 “수도권 전력 독식을 중단하고 정의로운 전력체계를 구축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용인반도체 산단과 국가 전력망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송전탑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분산형 에너지 공론화를 즉각 추진하며, 용인 반도체 산단 2단계 사업은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으로 이전하라고 촉구했다.
야 6당과 전북송전탑 대책위는 기자회견 이후 정례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국회 토론회, 중앙당 공동 행동, 주민 의견 수렴 등을 추진해 정부의 송전탑 정책 전면 재검토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