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과 아시아종묘(주)가 공동 연구를 통해 항산화·항염증 작용이 뛰어난 천연 물질 ‘쿼세틴(Quercetin)’을 고농도로 함유한 새로운 기능성 배추 개발에 성공했다.
평범한 채소로 여겨져 온 배추가 고부가가치 기능성 채소로 재탄생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확보되면서 관련 산업의 지형에도 변화가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 개발사업단의 핵심 과제로, 2020년부터 다양한 육종 자원을 보유한 아시아종묘(주)와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협업해 추진해왔다. 연구팀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쿼세틴 생합성이 활발한 자색 배추의 핵심 유전자(BrDFR)를 유전자가위(CRISPR) 기술로 제거했다.
그 결과, 안토시아닌 합성 경로가 차단되면서 대사 흐름이 쿼세틴과 아이소람네틴(Isorhamnetin) 생산으로 전환됐고, 외형은 녹색이지만 일반 배추보다 쿼세틴이 약 30배, 아이소람네틴이 약 10배 증가한 신품종 배추가 탄생했다.
연구진은 새롭게 개발된 배추 추출물의 항산화 활성을 분석한 결과, 원래의 자색 배추보다 더 높은 항산화 능력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하며 기능성 향상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쿼세틴은 양파 껍질이나 사과 등에 풍부한 플라보노이드의 하나로, 심장 건강 증진, 면역력 강화, 질병 예방 등에 기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Plant Physiology and Biochemistry(IF 6.2)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10-2025-0006281)을 마친 뒤 아시아종묘(주)에 기술 이전됐다.
김기준 아시아종묘(주) 생명공학육종연구소장은 “고도화된 유전자가위 기술을 다양한 작물에 적용하면 빠르고 정밀한 품종 육성이 가능해 산업 전반에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철 농촌진흥청 식물소재바이오공학과장은 “유전자가위 기술로 채소의 대사경로를 설계해 평범한 채소를 기능성 작물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 사례”라며 “국민 건강과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관 협력을 통한 첨단 바이오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오상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