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위원장 박정규)는 17일 열린 제423회 제2차 정례회에서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고, 조직위원회의 운영 구조와 계약 집행, 인사 체계, 조직문화 등 전반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대대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상임위원회 운영의 투명성 부족 △수의계약 급증과 낙찰률 100% 관행 △조직위원장의 폭언 논란 △급여체계 불합리 및 경력자 이탈 △의사결정의 소수 독점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박정규 위원장(임실)은 소리축제조직위원회 상임위원회가 사실상 ‘소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명목상 상임위원회는 11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실제로는 조직위원장·집행위원장·문화국장 등 극히 일부의 인물들이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중요한 정책과 예산이 특정 소수의 판단에 좌우되는 구조는 견제 기능이 완전히 실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인사·보수 체계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며 “임금 인상안조차 행정팀장이 서류만 올리면 집행위원장의 서명으로 처리되는 등 정상적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직 규모가 커지고 예산이 확대되는 만큼 최소한의 행정 절차, 인사 규정, 내부 견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며 조직 운영 전반의 근본적인 개편을 촉구했다.
이명연 의원(전주10)은 수의계약 집행 과정의 투명성과 절차 적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소리축제조직위원회의 수의계약은 2023년 42건(약 7.9억 원), 2024년 30건(약 5.7억 원), 2025년 61건(약 9.5억 원)으로 2025년에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계약이 낙찰률 100%로 체결되었고, 일부는 기준을 넘어서는 100% 초과 낙찰률로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이는 정상적인 경쟁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라며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 기준과 전북자치도 자체 기준을 사실상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이 같은 계약 관행이 반복되면 예산 누수와 부실 계약 위험성이 크다”며 시급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박용근 의원(장수)은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 현장에서 불거진 조직위원장의 폭언 논란을 도마 위에 올렸다.
당시 조직위원장은 공연 현장에서 직원에게 모욕적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어 퇴장을 둘러싼 조직위원장 가족과 안내원 간 실랑이가 벌어져 주변 관객들의 항의까지 이어진 바 있다.
박 의원은 “전북을 대표하는 국제 문화축제에서 조직위원장이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해당 직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우선되어야 하고, 객관적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며 재발 방지 대책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기 의원(부안)은 조직 내 급여체계의 불합리성과 경력자 이탈 문제를 지적하며 이는 축제 전문성과 지속성에 큰 타격을 준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경력자들이 반복적으로 퇴사하는 구조에서는 축제 운영 노하우가 축적될 수 없다”며 “전북도가 주관 부서로서 정기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갖추고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수 의원(익산4)은 상임위원회 운영의 폐쇄성과 소수 중심적 구조를 다시 한번 비판하며 “축제 발전을 장기적으로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임위원회는 축제의 방향성과 예산을 결정하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임에도 일정 소수가 주요 결정을 독점해 왔다”며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도 개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직 운영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꼬집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소리축제조직위원회의 운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의원들은 “투명성·공정성·전문성·조직문화” 전 영역에서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며 전북도의 철저한 관리·감독 및 조직위원회의 제도적 재정비를 강력히 요구했다.
축제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운영 체계 전반이 어떻게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