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금융지원책이 본격 시행된다.
정부와 금융권이 손잡고 총 3조 3천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성장촉진 보증부 대출’을 11월 17일부터 은행별로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소상공인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 간소화와 지원 확대에 나선다.
이번 대출상품은 매출 증가, 수익 개선 등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을 갖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업 확장, 스마트화, 컨설팅 등 사업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개인사업자는 최대 5천만 원, 법인사업자는 최대 1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최대 10년 분할 상환(3년 거치 포함) 조건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보증비율은 90%로,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대출은 은행권과 지역신용보증재단 간 최초로 ‘위탁보증’ 형태로 운영된다. 기존 보증부 대출의 경우, 소상공인이 보증서 발급을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이하 지역신보)을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이번 제도 도입으로 지역신보의 보증심사 기능을 은행에 위탁함으로써 소상공인은 은행 창구에서 원스톱으로 보증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금융 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은행은 지역신보의 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증서를 심사·발급하는 동시에 자체 심사 시스템을 병행해 보다 정밀한 상환능력 평가를 통해 대출을 공급한다. 이는 지역신보의 풍부한 심사 노하우와 은행의 여신심사 기능이 결합된 방식으로, 신용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에게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현 사업체 운영 중인 소상공인으로서 신용평점 710점 이상, 업력 1년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또 수익성 개선, 매출 증가, 스마트기술 도입, 고용 유지·창출, 컨설팅 수료 등의 경쟁력 강화 요건을 충족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오더, 키오스크, 로봇, AI 등 스마트 기술 도입 실적이나 상시 근로자 수가 전년 대비 동일하거나 증가한 점, 매출액 증가나 신규 영업점 신설 증빙, 지역신보 및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지방정부에서 주관하는 컨설팅 수료 기록 등이 인정된다.
이번 상품은 11월 17일 농협, 신한, 우리, 국민, IBK, SC제일, 수협, 제주은행 등 8개 은행에서 먼저 출시되며, 11월 28일에는 하나, 아이엠, 부산, 광주, 전북, 경남은행이 추가로 참여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는 2026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4일 발표한 ‘소상공인 더드림(The Dream) 패키지’를 통해 창업, 성장, 경영 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에게 총 10조 원 규모의 특별자금을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패키지는 성실상환 소상공인에게 저리 자금과 우대금리를 제공해 금융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둔 정책이다.
최근에는 기업은행이 ‘소상공인 가치성장대출(1.5조 원)’과 ‘골목상권 소상공인 활력대출(1조 원)’을 출시했다. 가치성장대출은 디지털 전환, 수출 확대, 혁신 기술 분야에 속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30억 원까지 자금을 지원하며, 최대 1.5%p의 금리 우대가 제공된다.
활력대출은 골목상권, 전통시장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5천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최대 1.5%p의 금리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당초 무보증부 대출로 기획됐으나, 지역신보와 협업해 일부는 보증부 대출로 전환해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한편, 정부는 기존 정책자금을 이용 중인 성실상환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말부터 성실상환 소상공인에게는 정책금융 대출 및 보증에 대해 최대 7년 분할상환과 1%p 금리 감면을 제공하는 특례 정책을 시행 중이다. 또한 폐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는 상환 기간을 15년까지 연장하고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장기 분할 상환 특례 보증도 9월 초부터 실시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신용보증기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업하며,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집행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향후에도 창업, 성장, 경영애로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이 필요한 금융 자금을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장촉진 보증부 대출’이 소상공인에게 성장의 발판을 제공하는 중요한 금융지원책이라 평가한다. 은행과 지역신보의 협력으로 절차 간소화와 대출 편의성이 대폭 개선됨에 따라, 실제 현장에서 금융 접근성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소상공인 대표 김모 씨는 “사업을 확장하고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려 했지만,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대출 상품은 조건도 좋고 신청 절차도 간단해 많은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소상공인이 코로나19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과 더불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맞춤형 금융정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오상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