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풀린 위해식품, 사실상 ‘회수 불가’ 현실화

정부가 위해식품에 대한 회수 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제품이 이미 시중에 유통된 뒤라 회수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687건의 위해식품 회수 명령이 내려졌다. 지난해에는 95건으로 다소 줄었으나, 올해는 6월 기준 73건에 달해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회수 명령이 내려진 식품의 총 생산량은 약 403만8천kg이었으며, 이 중 약 86%인 348만7천kg이 이미 출고된 상태였다. 실제 회수량은 35만2천kg으로, 기업이 제출한 회수계획량(34만7천kg)을 초과 달성했으나 출고량 대비 회수율은 10%에 그쳤다. 올해 회수율도 13% 수준으로, 2020년(37%)보다 크게 하락했다.

문제는 회수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대부분의 제품이 이미 소비자에게 판매된 뒤라는 점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영업자는 회수 명령을 받으면 생산량과 출고량, 회수계획량 등을 제출해야 하지만, 시중 유통이 끝난 상태에서 회수할 수 있는 물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특히 보존료(파라옥시안식향산)와 세균수, 대장균, 납 기준 초과, 소비기한 미표시 등으로 회수 명령이 내려진 제품 가운데는 회수 실적이 전무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회수사유별로는 기준·규격 부적합이 502건(73.1%)으로 가장 많았고, 무등록·무신고 영업 등 기타 식품위생법 위반이 109건(15.9%),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 76건(11.1%)으로 뒤를 이었다.

박희승 의원은 “기업명과 제품명이 공개되면 마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대부분 회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위해식품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수계획량 산정의 적정성을 철저히 점검하고, 회수 명령의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