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통합 문제가 장기간 답보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 지방자치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해법을 모색했다.

25일 국회 본관 식당에서 열린 ‘전주·완주 통합 6자 간담회’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이성윤(전주시 을)·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유희태 완주군수가 참석해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완주 전주 통합 추진 계획과 향후 절차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지만, 찬반 양측의 입장차를 완전히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완주 통합 논의는 지난해 6월 완주군민 6,000여명이 주민투표를 건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지방시대위원회가 올해 4월 ‘주민 지지와 공감대 확보’를 전제로 통합 타당성을 인정했으나, 행정안전부는 주민투표 개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전북자치도와 전주시는 9월 이전 주민투표를 추진하려 했지만, 완주군은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우세할 경우 투표 자체를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대립해왔다.

간담회 이후 일부 참석자들은 각자 입장을 밝혔다.

이성윤 의원은 “전주·완주 통합은 전북도민에게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하는 문제”라며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주민투표로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지사 역시 “통합의 종착지는 결국 주민의 선택”이라며 “공정하고 성숙한 과정 속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갈등을 매듭짓자”고 밝혔다.

안호영 의원은 “전북은 이재명 정부들어 중요한 발전 기회를 맞았지만, 완주·전주 행정통합 논의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소중한 기회를 놓칠까 우려된다”며, “최종 결정을 내릴 권한을 가진 행정안전부 장관께서는 과거 사례와 현재 상황을 종합해 신중하고 책임 있는 판단을 내려주시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통합 외에도 특별지방자치단체와 같은 현실적 대안이 적극 검토돼야 하며, 이를 통해 지역 자치권을 지키면서 교통·산업·환경 등 공동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은 이날 회동과 관련 “참석자 모두 조속히 논의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며,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최종 결정은 행안부 장관에게 맡기자는 공감대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주민투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전북도와 양 시·군의 의견을 존중해 조만간 결론을 내리겠다”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회동으로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 상황”이라는 분석 속에, 이제는 윤호중 장관의 최종 결심만이 남아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행안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기관별 의견을 반영해 통합 추진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지역 간 합의가 도출될 경우, 그 내용을 토대로 주민투표 등 후속 절차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