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약으로 시작된 통합, 완주군민 동의 없었다"
완주군의회가 완주군과 전주시와의 행정통합에 강력히 반대하며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의 통합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을 포함한 11명의 군의원과 완주·전주 통합 반대대책위 관계자 50여 명은 3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유의식 의장은 "김관영 도지사가 '6천여 완주군민의 주민투표 요구로 통합 논의가 시작됐다'고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며 "이는 김관영 도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정치공약으로 촉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3만 3천 명이 넘는 완주군민이 통합을 반대한다는 청원을 제출했는데도 이 거대하고 방향성이 분명한 민의에 대해서는 지금껏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완주군의회는 완주·전주 행정통합이 전북 전체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경고했다. 유 의장은 "완주와 전주가 행정 통합할 경우 특례시라는 명분 아래 전라북도 행정의 중심이 전주시로 집중될 것"이라며 "이는 진안, 무주, 장수 등 인구가 적은 지역과 낙후된 지역의 소멸을 더욱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의 염원과 숙의의 과정 없이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전북도를 성장시키는 새로운 계기가 아니라 도민을 더 깊이 갈라놓고 회복할 수 없게 만드는 행정 분열이자 역사의 비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장은 "지금은 이재명 정부 기조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를 위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라며 "자치분권 강화를 통한 민주주의 발전과 균형발전이 실현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새 미래를 설계해야 할 중차대한 이 시점에 주민이 동의하지도 않는 완주·전주 행정 통합이라는 썩은 동아줄을 붙잡고 전라북도 전체를 끌어내리는 행위를 도지사는 즉각 멈추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완주군의회는 우범기 전주시장과 남관우 전주시의회 의장에게 TV 토론을 공식 제안했다. 유 의장은 "완주·전주 행정 통합이 과연 누구를 위한 통합인지 완주군민과 전주 시민들이 지켜보는 공개 토론장에서 토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완주군의회 의원 일동은 주민의 뜻에 따라 통합이 추진될 경우 내년도 차기 지방선거에 전원 불출마하겠다"며 "반대로 통합이 추진되지 않을 시 김관영 도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도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전북특별자치도에는 민생의 근본이 바로 국민이고 민중이 주도했던 자랑스러운 동학혁명의 역사가 흐른다"며 "이것이 민주주의의 역사이며 자치분권과 주민자치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완주·전주 행정통합 문제는 결코 완주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은 완주지만 내일은 김제와 부안, 정읍과 고창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치인 공약에 따른 행정 통합의 전례를 만들지 않는 것, 주민의 동의 없이는 어떤 통합도 불가능하다는 상식을 지키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전북의 민주주의"라고 역설했다.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과 반대대책위는 "주민이 주인인 전북특별자치도,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미래를 만들겠다"며 도민들의 성원과 지지를 당부했다. /이만호 기자·완주=염재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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