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미래의 삶을 예정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의 경우 36년 경찰이라는 전직도 그러했지만, 대형 관광버스 무사고 경력 9년차 기사는 더욱 기상천외하다. 그 시작은 퇴직 3년 전부터 계획했던 동생과의 미전역 자동차여행에서 시작되었다. 

여행 때 혹시 RV렌트 운전을 대비해서 퇴직 전 대형면허를 취득했다. 그렇게해서 퇴직한 이듬해 동생과 3개월 미국여행을 다녀 왔다. 그 후에 아내 지인의 권유로 알바생각으로 25인승 통학버스 기사를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6개월 후부터 대형버스로 전환, 전국 곳곳에 인력수송을 하게 되었다. 초기 3개월여 동안 인사사고는 없었지만 가벼운 접촉사고, 자피사고가 십수회, 내돈으로 처리한 비용만 총 250여 만원이 들었는데 엄청 스트레스도 있었다.

지금은 자가용 운전만큼이나 편안하다. 때때로 주차된 내 차를 좀 떨어져 보면서 내가 이 큰차를 손쉽게 끌고 다니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동료기사들은 공직했던 나의 버스운행에 경의를 표하는 사람도 있다.

스케줄대로 안전운행하고 차량만 관리하면 되니 사고를 염려하는 일반사람 생각과 달리 상사 갑질, 눈치 볼 것 없고, 하기 싫으면 언제던 키만 던지면 되기에 홀가분 하다. 

2005년부터 SBS에서 방영하는 '생활의 달인' 프로가 있다. '얼마나 오래, 숙달되었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이런 달인은 그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쉽게, 빠르게, 실수없이 할지에 대한 나름의 연구와 노하우가 있었다. 달인을 생각하니 문득 오래 전 현직 때 관리하던 검문소 직원과 의경의 활동이 생각난다. 

그들은 매달 수십~백명이상의 수배범을 잡았다. 어떻게 그 실적을 거둘 수 있는지 물었더니 "이젠 수배자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하였다. '인간 거짓말탐지기' 수준이 된 것이다. 

사람들 나이가 60을 넘으면 나름 '삶의 달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대인관계, 사회생활, 직장이나 사업, 개인이나 가계 경제를 꾸려가는 것, 심지어 배우자와 결혼관계와 사랑을 이어가는 것까지.

생활의 달인이 그러하듯이 그저 일하고, 일상을 꾸려가는 것이 아닌 배움과 연구, 숙달의 노력이 함께 할 때 '달인'이 되어가리라는 생각이 든다. 

삶은 끊임없는 배움과 연습의 연속이다. 이 노력은 지루할 수 있는 메너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향한 변화를 도모하고 '달인'을 베이스로 만든다. 

이젠 제법 중참의 단계로 향하는 나의 힘찬 질주가 늘 안전을 경계하며, 즐거움과 그로인한 친절에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보람으로 여기며 더욱 달인을 꿈꾸어 본다. 

홍민기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