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진행된 대통령 후보자 초청 TV토론에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김문수(국민의힘), 이준석(개혁신당), 권영국(진보정당) 후보가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특히 정치 양극화 해소, 계엄령 사태, 개헌 방향을 둘러싼 공방이 주된 쟁점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는 타협과 공존”이라며, “일부 정치세력이 무능을 감추기 위해 국민을 이념과 계층, 지역으로 분열시켰다”고 비판했다. 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전시도 아닌 상황에서 국회와 언론, 시민의 권리를 억압한 군사 쿠데타적 발상”이라며 “명백한 내란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계엄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분명하다”고 밝히면서도, “내란인지 아닌지는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 하며, 정치적 낙인찍기는 언어폭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후보는 다섯 건의 재판을 받고 있으며, 대장동·성남FC·백현동 사건 등으로 측근 다수가 기소되거나 사망했다”며 “이 같은 도덕성 문제는 대통령 자격과 직결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검찰 권력을 동원한 조작기소”라며 “직접적 지시나 이익이 입증된 바 없다”고 맞섰다.
이준석 후보는 “가짜뉴스와 부정선거 음모론이 정치의 신뢰를 파괴했다”며 “이재명·김문수 두 후보 모두 국민을 선동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재명 후보의 과거 성적 비하 표현, 호텔 경제학 발언, 법인카드 유용 혐의 등을 거론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과 태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권영국 후보는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정치개혁을 훼손한 것”이라며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개헌은 권력 나눠먹기가 아닌 시민이 주체가 되어야 하며, 5.18정신의 헌법 명시, 차별금지 조항 강화, 돌봄과 기후 권리 확대 등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을 둘러싼 후보 간 입장도 뚜렷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대통령 거부권 제한, 계엄 요건 강화” 등을 제안하며 “광주정신을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입법폭주와 삼권분립 훼손을 막기 위해 강력한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며 “현 정부의 탄핵 남발은 헌정 파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의 사례처럼 개헌을 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국회 해산권 도입 등 내각제 요소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영국 후보는 “대통령제에서 국회 해산권은 독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반박했다.
한편, 토론 후반에는 정당 민주성, 내부 규칙 개정, 공천제도 개선, 여성 공천 확대 등의 주제도 논의됐다. 권영국 후보는 “공천 시 여성 30% 이상 할당을 법으로 강제하자”고 제안했고, 이재명 후보는 “여야 합의가 전제되면 추진할 수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108분간 이어진 이번 토론은 설전과 고성이 오가며 치열했지만, 각 후보의 입장과 개헌 구상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TV토론을 보며 아쉬웠던 점은 후보자간 토론이 국민들에게 정책과 미래비전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인신공격성 상대방 흠집을 내기 위한 토론으로 점철된 점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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