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해수유통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전북지역 어민들이 수산업 붕괴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전북수산업연합회(회장 김종주)와 고창군바지락협회(회장 김형진)소속 회원 30여 명은 22일 전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사업으로 어업 기반이 붕괴됐다”며 수산업 복원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상임공동대표, 문정현 신부, 오현숙 전북특별자치도 도의원도 함께해 어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김종주 회장은 “1995년부터 2024년까지 새만금 개발로 인한 전북 수산업 피해는 약 16조 3천억 원에 이른다”며 “35년간 정부 주도로 추진된 새만금 사업은 결국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라도 도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기본계획 변경을 공론화하고, 이를 새만금 개발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새만금 매립으로 수백 년간 유지돼 온 어촌 생계가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군산, 부안, 고창 어민들은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어업을 하며 살아왔다”며 “이제는 도민의 삶을 위한 새만금 개발로 전환돼야 하며,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선유도에서 조개를 채취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조창곤 어민이 대통령 후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조 씨는 편지에서 “해양 생태계 변화로 기형 물고기 출현, 바지락과 굴의 집단 폐사, 갯벌 낙지 개체 수 급감 등 피해가 심각하다”며 “수많은 영세 어민들이 생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피부에 와닿는 정책으로 어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현숙 전북도의원 역시 “수산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어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도와 정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어민 보호 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만금 해수유통을 계기로 전북 어촌의 재생과 수산업 복원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어민들의 절박한 외침이 정부와 정치권에 어떻게 전달될지 주목된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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