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이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송전선로 건설 백지화 전북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7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출범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전력이 추진 중인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계획의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농 전북도연맹, 완주·정읍·무주·부안·진안·장수·고창·임실 등 각 지역 대책위 회원 15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동백 특고압 송전철탑 반대대책위 공동대표와 조경희 전농도연맹 부의장의 인사말에 이어 기자회견문 낭독이 이어졌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주민의 동의 없이 강행되는 초고압 송전선로는 무효”라며, “이는 지역 공동체를 무시한 폭력적 개발이며, 전북도민의 생존권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책위는 특히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제9차,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법과 원칙,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졸속 행정”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명시한 전력 기본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과 송전선로 건설 대신 지중화 또는 서해안 해저 고압 직류송전(HVDC) 등 대안부터 우선 논의할 것, 지역 간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해 수도권 집중 전력 소비를 분산할 것,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전력망 운영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 규제기관을 설립할 것을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 싸움은 단순히 송전탑을 막는 것을 넘어, 국가 에너지 정책을 바로잡고 지역 균형 발전을 실현하는 길”이라며, “한전과 정부, 그리고 부당한 사업 추진 세력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대책위는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가 전력 정책의 구조 전환을 요구하는 ‘전력망 새판짜기 6대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력 소비의 분산화 및 지역별 요금제 도입 ▲독립 규제기관 설립을 통한 계통 효율성 향상 ▲공공 전력망 회사와 발전사업자 판매시장 겸업 허용 ▲전력망 특별법 전부개정 및 통합 재생에너지 및 전력망 인허가 입법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등 수도권 중심 산업정책 재검토 ▲시민 참여형 전력망 계획 수립을 통한 입지 갈등 사전 예방 등을 제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전북도의회 세미나실에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전북 에너지전환 현황과 과제 진단 및 지역사회의 과제’를 주제로 지역사회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고, 권경락 플랜1.5 정책활동가는 ‘21대 대선, 재생에너지 중심 분산 에너지 활성화 정책 제안’을 통해 향후 대선 공약 과제로의 반영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과 연대해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저지 운동을 지속하며, 국가 에너지 전환과 전력망 구조 개혁을 위한 정책적 대응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0분 진안군 전통시장 경청 투어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송전탑 건설 백지화 전북대책위를 대신해서, 안호영 국회의원이 '지속가능한 전력망 새판짜기 대선 6대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