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지반침하(일명 ‘싱크홀’)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가 정밀 지반탐사와 노후 하수관 정비, 대형 공사장 안전관리 강화를 중심으로 예방적 대응체계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29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최근 7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는 총 7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0.7%에 해당하는 53건은 하수관 손상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전주시가 34건(45.3%)으로 가장 많았고, 군산시 17건(22.7%), 익산시 16건(21.3%) 순으로 나타났다.
도는 지반침하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지하 공동(空洞)을 조기에 발견하고 복구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지표투과레이더(GPR)를 활용한 정밀 지반탐사 사업을 도비를 들여 추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시·군이 자체 예산을 편성해 탐사를 실시하지만, 도가 예산을 직접 지원하며 시·군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4년까지 총 919km 구간에 대해 탐사를 실시한 결과, 지하 공동 388개소가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374개소는 복구가 완료됐다. 나머지 14개소도 상반기 내 정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밀 지반탐사는 2026년까지 총 2,031km를 대상으로 지속 추진되며, 전체 사업비는 40억6천만 원(도비 8억1천만 원·시군비 32억5천만 원) 규모다. 현재 도내에는 자체 GPR 장비를 보유한 시군이 없어, 전문 업체에 의뢰해 고도화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는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인 노후 하수관 정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년 이상 된 하수관로 3,959km에 대해 정밀 조사를 마쳤고, 이 가운데 구조적 문제가 확인된 307km 구간은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91km 구간이 정비를 완료한 상태다.
또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공사장 주변에서 지반침하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도는 지하 20m 이상 굴착이 이뤄지는 공사장에 대한 특별 점검도 실시한다.
도내 건설현장 가운데 ‘지하안전법’에 따라 점검 대상인 38개소 중, 굴착 깊이 20m 이상인 7개소에 대해서는 GPR을 활용한 지반탐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해당 점검은 오는 5~6월 중 집중 실시된다.
아울러 도는 지난 2023년부터 ‘지하시설물 안전관리 협력체계’를 구축해 도와 14개 시군, 8개 유관기관이 함께 탐사, 복구, 긴급 대응까지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김형우 전북자치도 건설교통국장은 “지반침하는 예고 없이 발생해 시민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만큼, 사전 예방 중심의 대응이 최우선”이라며 “지속적인 지반탐사, 노후관 정비, 그리고 대형 공사장 주변 관리 강화를 통해 도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전북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