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정과 국민의힘 등 중앙 정치권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며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북도 정책협력관으로 활약해 온 이서빈 전북특별자치도 정책협력관이 25일자로 사직한다.
이 협력관은 2024년 8월 임명된 이후 8개월여간 도정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와 대광법 등 법안 통과 지원 등에서 국민의힘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정치 지형 변화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정책협력관 역할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이 협력관은 정책협력관 재임 기간 중 가장 보람된 성과로 새만금 개발사업 관련 예산 확보와 대도시권 광역교통법(대광법) 통과를 꼽았다.
“예결위 소속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과 소통하면서 전북도의 주요 현안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습니다. 단순히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전북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예산이 왜 필요한지, 무엇을 하려는지를 알리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국민의힘과 전북도 간 정책 간담회와 예산 간담회 등을 주도하며, 여야 간 협치를 위한 중간자 역할도 수행했다.
이 정책협력관은 전북은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서 국민의힘 소속 정책협력관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역 정서상 저희 당 출신 시.도의원은 대부분 비례대표입니다. 그만큼 지역 현안에 깊숙이 관여하거나 도정과 협력하기 어려운 구조죠. 그래도 전북 도민들께서 ‘국민의힘도 전북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이러한 인식 개선을 위해 도민과 당 사이에서 꾸준히 ‘소통 창구’의 역할을 자임하며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 협력관은 사직을 앞두고 가장 아쉬운 점으로 남원 제2 경찰학교 유치 사업이 마무리되지 못한 점을 언급했다.
“국민의힘과 긴밀히 협의하며 나름대로 기반은 다져놨습니다.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는 떠나지만 이 과제는 반드시 완수되길 바랍니다.”
사직 이후 이 협력관은 본래 소속인 국민의힘 소속 당직자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리고 전북에서 정치권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도 열어뒀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잖아요. 내년 지방선거나 이번 대선 결과를 지켜보며 제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또 나설 생각입니다.”
그녀는 전북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전북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정당 활동은 지난 2000년 한나라당 사무처 요원으로 시작했다.
이 정책협력관은 제9대 전북도의회 의원으로 4년간 활발한 의정활동을 전개하였으며,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부원장, 여의도 연구원 지역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전북도당 여성위원장,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 한나라당 전북도당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25년간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국민의힘과 함께하면서 항상 전북을 중심에 두고 힘써 일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제도권 안팎에서 전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겠습니다.”
이서빈 정책협력관은 조용히 자리를 떠나지만, 요즘같이 외통수로 꽉 막힌 정당구조에서 그녀가 걸어온 소통과 협력의 길은 국민의힘 그리고 중앙정치권과 전북을 잇는 ‘정치의 다리’로 남을 전망이다.
한편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는 드물게 협치를 강조하며 정책협력관 제도를 활용하여 국민의힘과 전북도 간 현안에 대하여 정책 협조를 받아내는 등 전북발전에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