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하계올림픽 유치를 향한 국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관영 도지사는 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를 방문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콜린다 키타로비치 미래올림픽유치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전북 중심의 유치 비전과 전략을 직접 설명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문체부 관계자도 함께하며 국제 스포츠계와의 협력 기반을 다졌다.
이번 방문은 전북이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첫 국제 행보다. 김 지사는 전북과 전주를 중심으로 한 지방 도시 간 협력형 개최 모델을 제안하며, ‘Greener, Greater Together(지속가능하고, 함께여서 더 위대한 올림픽)’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다.
-지방 연대형 개최 모델… 새로운 올림픽 패러다임 제시
전북은 기존 대도시 중심의 개최에서 벗어나, 인구 180만의 지방 소도시들이 협력해 대회를 치르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김 지사는 “정교한 전략과 도시 간의 연대로 소도시도 세계적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며, 개최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 모델로 삼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전략은 대규모 시설 투자와 과도한 개최비용 문제로 인해 최근 개최를 꺼리는 흐름 속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북은 이러한 모델이 향후 세계 각국의 새로운 개최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올림픽 어젠다 2020과의 정합성 강조
IOC가 중시하는 ‘올림픽 어젠다 2020’의 핵심 가치인 지속가능성, 사회적 연대, 대회 유산을 반영한 전북의 전략도 면담에서 주요하게 다뤄졌다. 김 지사는 'Together in Unity, Beyond Limits(연대 속 도전, 한계를 넘는 가치)'라는 메시지 아래, 친환경 에너지, 지역 균형 발전, 전통문화 연계를 통해 차별화된 개최 계획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기존 시설 95% 활용… 기후중립 올림픽 실현
전북은 대회에 필요한 경기장의 95%를 기존 시설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 임시 시설(모듈형 목재 구조)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대회 운영 전력은 전량 재생에너지(RE100)로 충당하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 올림픽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북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생산 1위 지역으로,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반은 전북이 ‘기후중립 올림픽’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데 있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도내 분산 개최로 균형발전 및 효율성 추구
전북은 새만금, 전주, 동부권 등 도내 도시들과 연대해 경기와 문화행사를 분산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지역 균형발전과 효율적인 대회 운영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경기 준비, 운영, 문화 행사 등 전 과정에서 주민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공동체 중심의 올림픽을 실현하고자 한다.
-전주 중심의 문화올림픽 전략… K-컬처와의 융합
전북은 스포츠 중심의 대회를 넘어, 한국 고유의 문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문화올림픽’으로 확장할 전략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전주는 한옥마을, 국악, 전주비빔밥 등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K-컬처와 K-FOOD의 중심지로, 이러한 자산을 통해 세계인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대회 기간 동안 각국 선수단과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통문화와 K-POP, K-FOOD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문화 콘텐츠로 ‘K-컬처 올림픽’의 정체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회 유산 관리 위한 ‘라키비움 위원회’ 설립 계획
올림픽 이후에도 그 가치를 지속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전북자치도는 ‘올림픽 라키비움위원회(Larchiveum Committee)’ 설치를 예고했다. 이는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 박물관(Museum)의 개념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올림픽 관련 자료와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보존·활용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이 플랫폼은 교육, 문화,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되어, 올림픽의 물리적 유산을 넘어 정신적·문화적 유산을 보존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스포츠계와의 네트워크 확대… 중앙정부 협력도 강화
김 지사와 유승민 회장은 이번 IOC 방문에서 유치 절차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전북이 제시한 전략이 IOC 기준에 부합함을 설명했다. 향후 IOC, 국제경기연맹 등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공감대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전북자치도는 중앙정부와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국민적 지지를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김관영 도지사는 “전북의 비전과 전략을 바탕으로 전주 하계올림픽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세계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담는 상징적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 전 세계의 이목 집중
전북의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은 지방 소도시가 세계 무대에 나서는 상징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연대, K-컬처, 기후중립 등 새로운 가치를 중심에 둔 이 전략이 국제 사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북도민들은 김관영 도지사와 유승민 회장의 노력에 기대를 걸며,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