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커스티 코번트리(Kirsty Coventry)가 새로운 IOC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초에는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었으나 1차 투표에서 커트니 코번트리가 가볍게 승점을 잡았다.
총 97명이 투표한 상태에서 경합 후보였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 28표, 서배스천 코 8표, 다비드 라파트티앙 4표, 와타나베 모리나리 4표, 요한 엘리아쉬 2표, 파이잘 알 후세인 2표를 얻는데 그친 반면 커스티 코번트리는 49표를 얻어 과반수에 도달한 것이었다.
이번 선거는 IOC 역사상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되었는데, 코번트리는 IOC 13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 위원장으로, 1차 투표에서 과반수(49표)를 확보하며 승리를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 4년 연장이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총 12년간 IOC 수장으로 활동할 수 있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당선자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1983년 9월 16일 출생으로 이제 41세를 갓 넘긴 젊은 백인 여성이다. 그간 짐브바웨에서 선수 출신 행정가로서 오랜 기간 스포츠계에서 활동해 왔다. 그녀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배영 2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수영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올림픽 선수로서 활동하는 기간 동안 총 7개의 올림픽 메달(금 2, 은 4, 동 1개)을 획득하며 ‘아프리카의 황금 인어’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후 국제 스포츠 행정가로서도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그녀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에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되어 활동하였고 활동기간 동안 선수위원장도 맡았다. 2023년에는 IOC 집행위원에 올라 올림픽 운영과 정책 수립 과정에 적극 참여하며 차분히 한계단 한계단 경력을 쌓아 세계 체육계 최고의 수장인 IOC 위원장이라는 자리에 올랐다. 또한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을 역임하며 자국 스포츠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젊은 여성 선수들의 스포츠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며, 스포츠를 통한 사회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커스티 코번트리는 당선 직후 연설에서 “올림픽이 전 세계의 화합과 포용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어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젠더 평등을 실현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IOC가 추진해 온 개혁 추진 과제와도 맞닿아 있어 주목된다.
IOC 위원장직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조직 운영, 국제 스포츠 단체와의 협력 등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이다.
2036 하계 올림픽 유치권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가장 비중이 큰 인사이기에 그녀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커스티 코번트리 위원장 당선자는 특히 선수 중심 정책 강화, 올림픽 개최 비용 절감, 환경 친화적 대회 운영, 젠더 평등 확대 등을 핵심 과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전북이 2036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고자 하는 10여 개국을 따돌리고 유치권을 얻기 위해서는 머리를 싸매고 이 점에 포인트를 맞추어 대회개최 준비를 해야만 한다.
IOC 내부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적으로 유럽 중심으로 운영되던 IOC에서 아프리카 출신의 여성 위원장이 선출된 것은, 조직이 보다 글로벌하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스포츠 외교와 국제 스포츠 기구의 운영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을 비롯해 개최가 유력한 2036년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커스티 코번트리 위원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녀가 IOC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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