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약칭 대광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지난 11일 통과했다.
전북 발전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말 이 법안의 통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는 전북 지역 교통망 확충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며, 본회의 통과까지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8대 광역권이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전북은 광역권 내에서도 유일하게 제대로 된 광역교통망을 구축하지 못한 지역으로 꼽힌다. 수도권, 충청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등은 이미 광역교통망이 체계적으로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전북은 광역교통망 구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100만 이상의 도시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이 대광법에서 소외되어 있었다.
전주는 70년 대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6-7대 도시에 드는 대도시였으나 산업화에 뒤쳐지고 수도권에 밀려 현재는 18위에 그칠 정도로 뒤쳐지고 말았다.
전주는 도청소재지임에도 인구가 25년 2월 기준 644,073명으로 100만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북은 정부에 의해 독자 광역권으로 분류되었지만, 대광법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여 정작 이에 걸맞은 교통 인프라는 전무한 실정이다.
전북은 광역철도망과 대중교통 연계성이 부족해 도민들은 수도권이나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광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전북도청 소재지를 중심으로 광역교통망이 신설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이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이번 대광법 개정안은 김윤덕(전주갑)·이춘석(익산갑)·이성윤(전주을)·조배숙(국민의힘 비례)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뒤, 병합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김윤덕 의원의 안이 반영되었다. 특히, 5년간 법안 통과를 위해 힘쓴 김윤덕 의원과 국토위 4선의 이춘석 의원이 법안 통과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부 여당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는 이번 법안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정부는 "광역 시도 간 교통 문제 해결이라는 법 취지와 체계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며 법안 통과를 저지하고자 했다. 심지어 국민의힘은 대광법 개정안에 협조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법안이 다수당인 민주당 단독 의결로 처리되자 반발하며 집단 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광법 개정안은 이제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로 공이 넘어갔다. 다행히 법사위에는 대광법 발의자인 이성윤(전주을), 박희승(남원·장수·임실·순창)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여당에서 전북 출신 유일한 조배숙 의원도 법사위 소속인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부 여당이 거부권까지 검토하는 상황에서,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는 여전히 험난한 과제다. 민주당이 법안의 필요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고, 지역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법안 통과가 단순한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전북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전북은 이제 더 이상 교통 인프라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수도권과 다른 광역권이 빠르게 발전하는 동안, 전북은 교통망 부족으로 인해 산업과 인구 유출 등의 문제를 겪어왔다. 대광법 개정안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2036 하계 올림픽도 전북에서 개최하려고 준비하는 마당에 대광법의 통과야말로 전북 발전을위한 가장 중요한 키를 여는 열쇠라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다. 전북 도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역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이번 법안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와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대광법이 전북의 미래를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중요한 때다.
이만호 / 본보 정치부장
